북녘도 설맞아 4일간 ‘황금 연휴’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설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는데, 남한에는 평소에도 좋은 음식을 차려 먹는 사람들이 많아 하루하루가 설 같아요.”

2006년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 김모(25) 씨는 6일 올해로 두 번째 ‘남녘 설’을 맞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함경북도 출신인 그는 “북한에서도 2003년께 ‘양력보다 음력 설을 크게 쇠라’는 지침이 내려오면서 설 당일부터 2~3일간 공휴일로 쉬도록 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부모나 맏형 집에 모여 떡국이나 만둣국, 고기 등을 나눠 먹으며 명절을 보낸다”고 전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밝힌 ‘2008년 북측 공휴일 안내’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음력 설인 7일부터 9일까지를 법정 공휴일로 정해 놓고 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6회 생일 연휴(2.16~17)나 고 김일성 주석의 96회 생일을 기념한 ‘태양절’ 연휴(4.15~16)보다 하루 많은 것이며, 10일이 일요일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 주민들은 남한보다 하루 적은 4일 연휴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김 씨에 따르면 북녘의 설 풍경은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족들은 설 아침 한자리에 모여 차례를 지낸 뒤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며, 형편에 따라 세뱃돈을 주고받기도 한다.

떡국이나 만둣국, 고기와 떡 등 ‘민속 음식’을 차려 아침 식사를 한 뒤, 조상 묘를 찾아 성묘하거나 장기와 윷놀이를 하며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김 씨는 “명절에는 고기나 쌀 등이 배급으로 나오곤 했다”며 “교통이 불편해 멀리 있는 친척은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음력 설은 북한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명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평양방송도 설 연휴를 이틀 앞둔 5일 “국가적으로 1896년부터 양력이 이용됐으나 여전히 음력이 통용됐으며 우리 인민들은 음력으로 계산되는 명절을 기본으로 쇠왔다”고 전하고 “설 명절 아침에는 윗사람들과 동무들 호상(상호)간에 사업에서의 성과와 건강을 축원하는 설 인사를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민속 명절’이 사회주의 생활양식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배격해오다 1988년 추석을 시작으로 부활시켰으며, 2003년부터는 ‘민족 전통’을 강조하는 정책에 따라 음력 설은 ‘설 명절’이라고 부르며 3일간 쉬도록 하고 있다.

북한에서 공휴일로 지정돼 있는 민속 명절은 설과 정월대보름, 추석 등이다.

노동신문도 지난 3일 ‘대대로 이어진 독특한 설명절 풍습’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설 명절은 가장 크고 경사로운 명절”이라며 “전통적인 설 명절 풍습에는 ‘차례’와 세배, 설 음식 대접, 민속놀이가 있다”고 소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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