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ㆍ중 ‘6자회담 재개 논의’ 성과 거둘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에게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의사 표시, 추가 핵실험 실시 유예 등 상당히 의미 있고 진전된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에게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고 핵실험 실시 문제 등을 논의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회담 내용이 부분적으로 전해지면서 감지됐다.

탕 특사는 라이스 장관과의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기에 전에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나의 이번 방문이 헛되지 않아 약간의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고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그 성과가 6자회담 조기 재개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라이스 장관과 회담한 리 부장은 “탕 특사와 김정일 위원장이 6자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히 재개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 회담으로 “최소한 ‘상호 이해’는 증진됐다”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탕 특사와 리 부장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북한은 지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해온 미국의 금융제재가 해제된다면 6자회담에 나갈 수 있고, 그럴 경우 ‘선전포고’와 다름 없는 안보리 제재를 완화하거나 결의 자체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는 곧 추가 핵실험 유예 의사를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미국이 결코 금융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핵실험보다 핵 기술과 물질의 확산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어서 회담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규모가 작든 크든, 성공했든 사실상 실패했든 간에 국제사회로부터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 국제적으로 그 위상을 높이고 발언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도 확실한 보장을 받으려 했을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을 거쳐 20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한 라이스 장관이 탕 특사에 앞서 리 부장과 회담한 후에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부각되지 않았다.

18일 평양에 가 다음날 오전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하고 그날로 귀국한 탕 특사를 통해 북한측의 전반적인 반응이 전해진 가운데, 회담했을 것으로 관측되는 두 나라 외교 수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종전과 다름없는 입장을 표명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양국 장관의 강조점은 약간 다르지만 북한이 무조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는 전면적으로 이행돼야 한다는 것, 모든 관련 국가들이 냉정한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이 같은 언급은 탕 특사가 북한을 방문하기 전부터 계속해서 강조돼온 양국의 입장이어서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북한의 반응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아 당초의 희망 섞인 기대와는 달리 핵위기 해소의 돌파구가 여전히 열리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북한의 강경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꿰뚫고 있다는 듯 “라이스 장관과 탕 특사 간의 회담에서 (현 위기에 돌파구를 열어줄 만한) ‘놀라운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었다.

이 관리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 표시까지를 염두에 두고 이런 말을 했는지는 의문이고, 라이스-리자오싱 회담 전후의 미국측 반응을 종합해 보면 복귀 의사를 염두에 둔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단기간 내에 위기가 완화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관리는 탕 특사가 만 24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할 분위기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뭔가 있다면 그것은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려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정부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물론 또 한 차례 지난 7월5일과 같은 미사일 시험발사 같은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위기를 도발하기 위해 미사일도 다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이 처음부터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접어두고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으로, 라이스 장관의 방중 목적이 북한이 어떻게 나오든 중국도 어떤 식으로든 제재결의는 이행해야 하다는 점을 설득하는데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사실 미국의 주된 관심사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보다 핵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핵무기, 화학.생물무기 또는 탄도미사일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나 물질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북한 선박에 대한 승선 검색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 제재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해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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