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北서 미사일 설계도면 사왔다”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는 파키스탄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직접 설계도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부토 전 총리는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파키스탄 기자들과 만나 파키스탄이 이들 설계도들을 “현금”을 주고 구입했다면서 하지만 파키스탄 당국이 후에 핵기술과 미사일들을 교환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2월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핵기술을 북한과 이란, 리비아에 팔았다고 고백했을 당시 파키스탄이 미사일 구입의 대가로 북한에 핵기술을 제공했다는 언론 보도들이 있었다.

부토 전 총리는 이에 대해 “핵실험으로 우리가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던 지난 98년 당시에는 꽤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당시에는 이것(핵기술과 미사일 교환)이 일어났을 수 있지만 우리에 의해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당시 정부 밖에 있었다”면서 “이것이 일어났다는 언론 보도들을 읽었고, 더구나 칸 박사의 자백에서도 이는 간접적으로 인정됐다”고 덧붙였다.

부토 전 총리는 북한 미사일 기술 구매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을 상세히 밝혔다. 지난 93년 파키스탄 총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당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에 투입됐던 과학자들로부터 파키스탄이 갖고 있는 것보다 장거리인 북한 미사일 설계도를 입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토 전 총리는 “이 미사일들은 핵미사일은 아니었지만 핵탄두 탑재능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당시 북측으로부터 입수한 도면은 서로 분쟁을 벌이고 있던 인도도 아직 보유하지 못한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의 설계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북한측에 미사일 설계도들을 요청하는데 주저했다면서 “나는 그들(북한)에게 인도와 동등함을 갖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며, 인도가 그런 미사일들을 실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북한측에 `우리에게 미사일 기술을 달라. 우리는 (어떤 위협에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그것은 현금 거래였고, 핵기술 교환은 아니었으며, 나의 방북 기간에 핵기술과 미사일 교환 얘기는 논의조차 안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토 전 총리는 파키스탄의 핵개발 역사와 관련, 아버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가 총리 시절이었던 지난 74년 인도가 첫 핵실험을 실시한 뒤 파키스탄도 핵개발 프로그램에 착수했으며, 당시 칸 박사를 네덜란드에서 불러들여 핵개발 작업에 참여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또 칸 박사의 핵기술 암거래와 관련, 그가 희생양이 됐으며, 지시를 받고 그런 일들을 했었다고 믿는 파키스탄인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흥미로운 얘기’이라고 말했으나 더이상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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