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북도에 노동당 중앙검열위원회 검열단이 파견돼 관료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검열은 이전보다 기한도 길고 더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20일경 당 중앙검열단이 내려와 간부들을 기본 대상으로 검열하고 있다”며 “세관은 물론 공장기업소 등 이곳저곳을 다 들쑤시고 다니고 있는데 심지어 창고 등도 다니면서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 검열위원회는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를 하거나 당의 노선과 정책 및 규약을 준수하지 않은 당원들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역할을 맡은 조직으로, 현재 북한의 실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조연준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소식통은 “도당에서 진행하는 검열은 조금 괜찮은데 중앙에서 내려온 검열은 쎄다”며 “이번 검열로 인해 신의주 세관 검사하는 사람 2명, 도시경영사업소 지배인, 기업소 당 비서(위원장)들이 떨어져 나갔다(해임됐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검열은 20일 정도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무려 석 달이라고 한다”며 “제일 오랫동안 검열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부정부패 근절’을 강조했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사설을 통해 부정부패를 이적행위로 간주한다며 일종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부정부패 척결 강조는 김 위원장의 핵심 목표인 경제 개발에 부정부패가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부정부패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김 위원장은 의지가 외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검열단 파견도 김 위원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장기간 강력한 검열이 진행되고 있어 현지 주민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백성(주민)들 사이에서 (이번) 검열이 ‘쎄다’, ‘무섭다’, ‘걸리면 안 된다’는 말들이 오고가고 있다”며 “밀수하던 사람들은 검열에 걸리지 않으려고 지금은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강력한 검열에 경계심을 나타내면서도 부패한 간부들이 처벌받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눈치다.
이와 관련 주민들 사이에서 “검열을 자주해서 인민을 위해 봉사하지 않은 간부는 떨어뜨리고 새사람으로 바꿨으면 한다” “인민한테 봉사 안 한 사람들은 더 많이 혼 좀 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