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역군부대 급식용 잡곡 및 채소를 생산하는 부업지에 동원된 병사들이 농기구 부족으로 작업 기한이 연기되는 등 농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6일 알려왔다.
평안북도 삭주군 군부대 부업지에서 7월 말이면 세벌 김매기를 마치고 다른 농사에 투입돼야 할 병사들이 호미가 부족해 3차 김매기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여전히 밭고랑에 둘러앉아 풀을 메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평북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삭주군 군부대 부업지 농사에 동원된 군인들이 3차 김매기에 돌입했지만 호미가 난문제로 제기돼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7월 하순까지 예정된 김매기 작업은 인근 농장에서 지원해준 호미로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1차 김매기를 마치고 나자 호미 날과 손잡이가 부러져 못쓰게 되면서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호미는 파종용인데도 김매기에 쓰면서 날이 쉽게 무뎌지고 일부는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보통 농장들에서 김매기용으로 사용하는 호미는 자루가 80∼100cm로 길고, 날도 ‘강쇠’로 돼있는 데 반해 파종용은 ‘떡쇠’(아주 무른 쇠)로 만들어져 작업이 어렵다고 한다. 당국이 분배하는 김매기용 호미는 주로 농장의 기계화작업반에 배치되기 때문에 농장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옥수수 3kg에 해당하는 5000∼6000원을 줘야 김매기용 호미를 구입할 수 있다.
농기구 부족으로 작업 진행이 느려지고 있는데도 군 당국은 자력갱생 정신을 강조하며 자체 해결할 것을 강요하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부대원 한 명당 호미 한 자루를 갖추라는 지시가 내려와 부대원들이 개인 소지품을 팔아서 호미 구입에 나섰다”고 말했다.
군인들은 군에서 지급하는 담배와 위생용품을 팔아 호미 구입에 나서거나 개인적으로 농가에 김을 매주고 호미를 빌려다 쓰는 등 궁여지책을 동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군인들은 부대 부업지 농사에 동원될 때마다 농기구 문제가 제기되자 ‘부모가 가까이 살거나 집안 형편이 좋아 농기구라도 사줄 수 있는 병사를 데려와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