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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의 북핵 폐기에 대한 신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9일 연구소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 23일의 부시 미국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을 분석한 논평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 처리와 관련한 내용을 단 한 문장으로 간단하게 언급했다”며 “북한 김정일 정권에 대한 강한 압박의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특이한 사실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이는 그동안 북한에 대해 악의 축, 불량국가, 범죄국가, 가장 위험스런 국가 등 강경 어조로 비판해 왔던 태도와 많은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해 “최근 미·북간 베를린 회담에서 양국이 총괄적으로 만족하는 모종의 타협이 이뤄지고 6자회담에서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북한을 비판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상·하양원의 주도권을 민주당에게 빼앗긴 이후 국정 전반에 걸쳐 강한 의욕과 자신감이 약화된 것 같다”며 “부시 행정부의 향후 대외정책은 일관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북핵 폐기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신념도 약화돼 북핵 문제 해결에 더욱 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부시 행정부의 지상지고의 관심사항은 오직 이라크전의 성공적인 마무리 및 중동에서의 정책적 성공이라는 점도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집권 1, 2기를 통해 가장 강력한 신념을 표명하면서 저돌적으로 추진해온 과업은 테러와 전쟁이었는데, 이번 국정연설에서는 이마저도 상당히 약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은 “국정연설에서는 양당의 의회 중진의원들로 의회 내에 ‘테러와 전쟁에 대한 특별자문의원회’를 구성해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해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제의는 민주당과 합의해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민주당이 하자는 대로 함께 하면서 책임을 나누어 갖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