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취임사 여야 반응

여야는 21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의 확산’과 ‘폭정의 종식’을 화두로 내세운 데 대해 모두 주목하는모습이었다.

여야는 일단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을 포함한 일부 국가를 겨냥한 것이라는데는 인식을 같이 했지만 발언의 해석을 놓고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이미 북핵문제의 평화적해결에 동의했기 때문에 이번 취임사에 큰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한나라당은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였다.

우리당 임채정(林采正) 의장은 이날 집행위원 회의에서 “미국의 외교노선이 동맹국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미국이 강경 일변도의 정책이 아니라 현장의 현실을 감안하는쪽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기홍(柳基洪) 집행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미 남북화해협력이 돌이킬 수 없는 추세라는 것에 공감했다”며 “미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제한적인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이어 “미국은 북핵문제 때문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 발언을 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내 보수적인 목소리를 대변하는 안영근(安泳根) 의원도 “부시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미국의 외교적 목표와 이상을 언급한 것이기 때문에 연설문 내용만을 가지고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북한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말했다.

다만 재야파 소속인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미국이 점점 오른쪽으로 가는 것같다”며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내 보수주의자들은 군사적 해결방식을 선택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금 시점에서는 북한이 예전과 같은 벼랑끝 전술보다는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세일(朴世逸) 정책위의장은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북핵문제가 미 대북정책의 최대변수임을 지적했다.

황진하(黃震夏) 제2정조위원장은 “미국의 입장은 북핵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풀겠다는 입장이니까 (북한측도) 그런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정조위원장은 특히 북한 고위 인사가 최근 방북한 미 하원의원단에게 핵보유설을 시인하며 ‘방어용’임을 주장한 것으로 일부 보도된데 대해 “북한은 필요에 따라서 핵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가 ‘아니다’라고 하는 등 불확실 전술과 벼랑끝 전술을 펴고 있다”며 “여전히 핵을 대미관계의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이라고말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인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폭정’을 언급한 것은 북한을 묵시적으로 지칭한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입장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전 대변인은 또 북한 고위인사의 ‘핵보유 주장’을 거론, “한국정부는 핵을 가진북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면서 “북핵이 미국에 대한 전쟁억지 수단이라는 주장에 동조하지 말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내부에선 미국이 지난해 ‘북한인권법’을 제정한 점을 거론,미국은 핵문제와 더불어 탈북자 등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며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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