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악의축’ 국가들에 반격당하나

’악의 축’ 국가들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실패의 축’ 국가들로 되돌아와 반격을 시작한다?

부시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로 자신이 2002년 국정연설을 통해 ’악의 축(axis of evil)’로 지칭한 이라크, 이란, 북한 문제로 남은 2년여 임기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이라크전 문제를 집중 제기해 선거 승리를 거머쥠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향후 악의 축 국가들에 대한 정책을 예전처럼 펼쳐 나가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즉 민주당이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여 부시 대통령은 향후 인기없는 이라크전과 이란 및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정책을 선거 이전처럼 이행할 수 없게 됐다는 것.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실패로 인해 이제 악의 축 국가들이 ’실패의 축(axis of failure)’ 국가로 거듭났다고 비유했다.

특히 악의 축 국가들이 이번 선거 결과를 미국의 의지 약화 조짐으로 간주하고 이를 이용하려 들 것이란 점이 부시 대통령의 고민을 더하고 있는 형국이다.

케이토연구소의 크리스토퍼 프레블 외교정책 담당 국장은 “부시 대통령으로선 (외교정책의) 기존 방향 을 전략적으로건, 정치적으로건 더 이상 선택할 수 없게 됐다”고 잘라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외교정책 수행과 관련해 광범위한 수단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이 이제 의회 차원의 각종 조사와 예산 감독 등을 통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 일각으로부터 이라크 ’탈출 전략’을 써야 체면을 살릴 수 있다는 제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종종 주장했듯 역사가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할 것이란 믿음을 고수해 기존 이라크 정책을 고수할 수도 있다.

이라크 문제에 대한 논의가 깊어지면서 또다른 악의 축 국가들인 이란, 북한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불량국가들(rogue states)’에 대해 세워놓은 독트린에 따라 이들 국가를 모두 배척한 상태여서 이제 사용할 지렛대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소재 미국전략문제연구소의 앤서니 콜즈먼 연구원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이 직면한 전략 문제의 중대성을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악의 축 국가들 문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북한과 이란은 이라크에서 미국의 발목이 묶인 것을 보고 미국의 경고와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의 핵프로그램을 더욱 강하게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과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가능성에 무게를 거의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심화되는 레임덕 현상을 벗어나느라 고심하는 과정에서 다자외교에 좌절감을 느끼게 되면 대(對) 이란 군사력 사용을 검토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핵실험을 하면서 핵프로그램을 위해 더욱 큰 걸음을 내디뎠지만 부시 행정부는 동맹국 이스라엘 보호를 비롯한 미국의 이익에 대해 이란을 더욱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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