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비판했던 직접대화로 북핵합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순진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했던 대북 직접협상 방식을 통해 베이징(北京) 북핵 6자회담 합의문을 승인해 한반도 전문가들이 이제는 진행 속도가 너무 빨라 검증과정의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4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3년 전 대선 토론회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북핵 문제해결을 위해 6자회담과 대북 직접대화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양자회담을 했지만 김정일은 합의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포스트는 이어 이번 6자 회담 합의문 승인은 분명 자신이 한 때 비판했던 접근방식을 채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아시아 외교관들은 부시의 정책전환이 북핵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하고 있고 특히 한 중국 외교관은 이번 주에 최종적으로 양자회담을 벌이기로 한 미국의 결단에 비하면 중국의 역할은 극히 적었다는 말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포스트는 소개했다.

하지만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문 승인을 두고 부시 행정부가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클린턴 행정부 관리였던 게리 세이모어 사모레 미 외교협회(CFR) 부회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선언을 검증하는 과정이 부족해 혼란스럽다며 과거에 샘플 조사와 운영기록 검토, 과학자 인터뷰 등을 통한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부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텅빈 선언만 하고 빠져나가려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대사는 “이번 합의문 승인은 `신뢰하지만 검증한다’는 레이건의 기본적인 군축 교훈을 어긴 것”이라면서 “이번 합의가 북한 핵활동에 대한 광범위한 검증이 이뤄지기 전에 제재조치가 해제되면 부시를 당혹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이 핵시설 해체를 하지 않거나 무기급 플루토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양보만 챙기겠다고 결정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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