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북핵 외교해결 원칙 재확인 안팎

조지 부시 대통령이 31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0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의 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인 표현을 하지 않은 것은 일단 6자회담 재개의 긍정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불과 한달여전인 지난달 28일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폭군’,’위험한 사람’, ’국민을 굶기는 사람’ 등으로 지칭, 북-미 양측간에 험난한 대화가 오갔던 상황을 재연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험난한 상황 이후 미국은 지난 13일 북한측에 요청, 뉴욕 접촉을 갖고 이 자리에서 북한이 주권국가임을 인정하고 북핵 해결과 함께 안전보장, 경제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확인시켜주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었다.

당시 조셉 디트러니 국무부 대북 협상 특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이 박길연 대사및 한성렬 차석대사를 50분간 대화를 나눈 것과 관련, 국무부 관계자는 당시 접촉이 “부정적이지 않았다(not negative)”고 평가했다.

미국이 뉴욕 접촉후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6자회담으로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거듭 표하고, 특히 외교 해결 노력에 시한을 정한 것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핵 해결을 위해 군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으며, 우리는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하겠다”면서, ’다행히’ 북한을 뺀 나머지 5개국이 “핵을 가지겠다는 북한의 생각은 좋은 것이 아니다”는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중국이 미국과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과 북한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는 등의 말로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켰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6자회담 낙관론에도 불구, 최근 스텔스 전폭기의 한국 배치 등 부시 행정부내 전반적 기류는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으로 진전되고 있음을 주목했다.

미국의 일부 언론들도 스텔스기 배치와 이와함께 ▲ 찰스 카트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의 임기 한시 연장 ▲ 갑작스런 유해발굴 중단 ▲ 대북 식량 원조계획의 확정 지연 등 일련의 사태가 대북한 고립화및 압박 작업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소식통은 유해발굴 중단과 관련, “북핵 사태가 끝내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취해야할 경우 북한에서 활동중인 유해발굴단이 인질로 잡힐 소지를 사전에 없애 버림으로써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 가능한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이와관련, 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일련의 조치를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읽을 수도 있으나 문제는 무엇으로 북한이 가장 큰 압박을 받겠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스텔스기의 한국 배치에 대해 북한측이 “북침 핵선제공격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에 주목했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