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내달 5일 訪韓…4개월래 3번 만남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는 길에 8월 5~6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1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이명박 대통령의 4월 방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50여일 만에 미국을 방문, 한미 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선언했을 때 이른 시일 내 한국을 답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오는 5~9일 일본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도 만날 예정이다. 당초 이 기간에 부시 대통령의 한국 답방이 예상됐었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인해 한국 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답방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지기도 했었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의 답방 소식을 발표하며, G8 정상회의 기간 중 이뤄질 두 정상 간의 만남이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미 정상은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에 이어 이달 일본, 다음달 서울에서의 정상회담 등 4개월도 채 안 되는 사이에 3차례나 정상회담을 열게 되며, 역대 한미 정상들 가운데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만남을 갖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통해 쇠고기 문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처리 등 양국 간 쌓여있는 난국을 돌파하고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 정상은 쇠고기 문제로 다소 소원해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로의 격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북핵문제의 해결방안 등에서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한미 양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한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원래 예정대로 7월에 부시 대통령이 답방하게 된다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공통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답방은 양국 정상 간의 약속이기 때문에 파급 효과를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맞춰 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당초 발표 예정이었던 ‘한미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할 것인지는 미지수로 보인다”며 “한국의 국내 사정이 잠잠해 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반미감정이란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 측은 북한과의 핵신고 검증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며 “6자회담 참여국들의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현재 남북관계는 경색되어 있지만 미국은 식량지원을 재개하는 등 오히려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 참여정부 당시에는 부시 행정부에서 한국 정부가 너무 앞서간다고 불만을 가졌는데, 이제는 오히려 한국 측이 우려와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에 북핵 문제 진전에 대한 양국 간 이해와 조정의 노력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측이 부시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우리와의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때문에 미국 측은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2일 “미측에서 유감을 표명해와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 방한 일정은 서로 합의가 돼 있었으나 서로 ‘모양새를 갖춰 발표하자’며 발표시기를 조율 중이었다”면서 “그런데 미측에서 부시 대통령의 일본 G8(선진 8개국)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방한 날짜를 불쑥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