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국정연설 연이어 북한에 침묵…정책전환 의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정연설에서 한 때 `악의 축(Axis of Evil)’의 하나라고 묘사했던 북한에 대해 2년 연속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며 침묵을 지킨 것은 외교정책의 가장 큰 변화를 강조한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WP)가 31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가시가 돋친 험난한 외교적 문제의 경우 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북한이 항복하도록 강요하는 대신 협상을 통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전략으로 크게 변화돼 왔다고 전했다.

다음은 포스트가 분석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나타난 대북한 발언의 주요 변화들이다.

◇2002년 김정일은 악(惡)= 부시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며 취임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한 핵무기프로그램 동결방식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어서 북한을 이란과 이라크를 한 묶음으로 악의 축이라고 비난했다. 부시는 북한에 대해 강경한 외교정책을 사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2003년 김 위원장 처벌받아야=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클린턴 행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속였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더 이상 속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원자로를 재가동하고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함으로써 이에 반발했다.

◇2004년 김 위원장 자진신고해야= 부시 대통령은 발언 수위를 다소 부드럽게 했다. 그는 국무부에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북한 협상대표들은 협상 진행과 관련, 유연한 접근을 할 수 없었고 북핵회담도 교착상태에 빠졌다.

◇2005년 김 위원장과 협상 필요 =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연설 북한이 회담을 재개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옴에 따라 발언의 수위를 낮췄다.

그러나 북한은 지구상에서 전제정치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여전히 분통을 터뜨렸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부시가 국정연설을 한 지 며칠이 안돼 북한을 전제정치의 전초기지라고 표현했다.

◇2006년 김 위원장 유연 필요성 = 잠정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 야욕이나 테러리스트들과 연계 문제에 대한 언급은 모두 빼는 대신 짐바브웨와 버마(미얀마)와 같은 나라들과 한 묶음으로 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은 나라라고 지칭했다.

◇2007년 침묵은 금 = 북한은 부시의 초기 경고를 확인이나 하듯이 핵무기 실험을 통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실질적인 협상을 하도록 비밀리에 지시했다. 이렇게 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이었다.

◇2008년 김정일 더 이상 악이 아니다 = 핵원자로 불능화를 위한 협상은 이뤄졌지만 추가적인 진전은 북한의 지연으로 인해 늦어지고 있다. 국정연설 발표 1주일전에 라이스 장관은 북한과 조건부 관계정상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가장 논란이 되지 않는 방안을 선택했고 쿠바와 짐바브웨, 미얀마 등의 국가에 대한 자유를 촉구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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