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국정연설서 이라크 정책 지지 호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자신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미 의회와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부터 약 50분간 계속된 연설에서 이라크전이 실패할 경우 “고통스럽고 광범위한” 후유증이 뒤따를 것이라며, 의회와 미 국민들에게 자신의 이라크 미군 증강정책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 “우리는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의 파트너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를 이룩하기 위한 집중적인 외교노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 내 다수당이 된 뒤 처음으로 행한 이날 국정연설에서 또 에너지를 비롯한 경제와 의료, 교육, 이민 정책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제시하고 당파를 초월한 의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현장 지휘관을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모든 가능한 접근법을” 협의한 뒤,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라크 미군 증강이란 대안을 선택했다며, 오랜 시간이 걸릴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당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의회 내 양당 지도자들로 구성된 대테러전쟁 특별자문위원회 구성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테러와의 전쟁 승리를 위한 미국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2012년까지 육군과 해병대 병력 9만2천명을 늘리도록 승인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낮은 실업률과 안정된 물가, 임금 상승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해외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취약한 에너지 구조를 지니게 됐다며, 자동차 연비개선과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향후 10년간 석유소비량을 20% 감축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자연재해나 테러공격에 따른 미국 내 석유수급 불안에 대비, 현재 55일분인 전략석유비축물량을 2027년까지 15억배럴, 97일분으로 늘릴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성장 촉진과 세출 억제, 불요불급한 지출 삭감, 장기 재정계획 수립 등을 통해 재정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의료보험에 대한 세제혜택과 서민층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미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뒤처지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의료, 교육정책 개혁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에이즈와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지원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민정책과 관련, 그는 불법이민자를 방지하되, 기존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임시 노동프로그램을 허용하는 내용의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을 의회에 통과시켜줄 것을 주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의회 내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과의 초당적 협력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에너지 절감 정책과 의료비 경감대책, 뒤처지는 학생 학습능력 높이기 등 민주당과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데 치중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내 최대 현안인 이라크 정책을 둘러싸고 부시 대통령의 병력증강에 대한 민주당과 국민의 반대가 극심해 국정연설을 통한 부시 대통령의 호소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을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지적했다.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한 반박논평을 통해 “그들이 내놓은 건 전술의 수정에 가깝다”며 “그들은 (이라크) 계획이 없다”고 이라크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도 불구, “이라크 미군 2만여명을 늘려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데 대해 압도적인 반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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