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국정연설서 북한 언급 안한 이유는(?)

취임 후 거의 매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강력히 비판해온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2003년에는 ‘억압 정권’과 ‘무법 정권’, 2004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 2006년에는 ‘북한, 이란.. 같은 (민주주의가 아닌) 나머지 절반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등 해마다 북한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정연설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집중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말한 데 이어 올핸 아예 북한 문제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올 국정연설에서 북한문제를 언급하지 이유는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노력을 추구하겠다는 지난해 연설과 부시의 입장이 거의 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에 대해 유화적 입장을 밝힌 뒤, 외교 노력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구해왔다.

2.13 합의와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 해결을 통해 북핵 협상을 정상궤도에 진입시켰고, 10.3 합의를 승인해 북한 비핵화가 2단계 이행까지 나아가도록 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호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APEC) 정상회담을 전후해서는 “나는 결심했다”고 단언하고,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 여부에 따라서는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을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이어 11월에는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서까지 보냄으로써 외교노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거듭 과시했다.

북한이 작년 연말로 설정됐던 북핵 신고와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늦추고 있음에도 부시가 국정연설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좀 더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완전하고 정확한’ 핵신고를 기다린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부시가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경제침체와 중동문제, 대테러전 등 산적한 난제들 때문에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부시로서는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경제와 중동문제 등 당면 현안들에 주력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무리한 압박을 가하지 않는 것은 물론 획기적 시도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부시 대통령이 취임 후 국정연설에서 한 북한 관련 언급 요지이다.

▲2002년 = 북한과 이란, 이라크 등 불량국가들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테러를 비호하는 ‘악의 축'(axis of evil)을 이루고 있다. 미국은 이들의 위협을 용인하지 않겠다.

▲2003년 = 한반도에서는 억압적인 정권이 공포와 허기 속에 지내는 주민들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세계를 속였고 핵무기를 계속 개발해 왔음을 알고 있다. 가장 심각한 위험은 핵무기를 추구하고 보유한 ‘무법 정권들'(outlaw regimes)이다.

▲2004년 = 우리는 해당지역 국가들과 함께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제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북한 등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the most dangerous regimes)이다.

▲2005년 =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abandon nuclear ambitions) 설득하고 있다.

▲2006년 = 세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으며, 우리는 시리아, 미얀마, 짐바브웨, 북한, 이란 같은 나머지 절반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계의 평화와 정의에의 요구는 이들 국가의 자유를 필요로 한다. 미국이 이들 나라에 역사의 부름을 전달하고 평화와 자유를 진전시키는 게 우리 시대의 소명이다.

▲2007년 = 미국은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집중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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