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對北 강성 발언 파장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8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 다자 대화를 계속할 것이며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때에는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한 기존의 미국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위험한 사람” “폭군” 등으로 부르며 이라크 외의 다른 지역에서의 군사행동도 가능하다고 시사한 것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교수는 “북핵 상황은 지난 2월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복귀 거부를 발표하면서 많이 변했는데,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그런 변화를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분명히 협상재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또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부시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좀 더 외교적으로 말하기를 기대했지만 호전적인 모습을 보여 실망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사와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발언 수위를 지난해보다 많이 낮춰 미국이 북한에 6자회담 복귀의 체면을 세워주려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의 회담복귀 노력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서 김위원장 개인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것이 오버도퍼 교수의 평가다.

부시 대통령이 또 ▲ 미국이 이라크 이외의 지역에서도 군사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 것과 ▲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핵문제를 회부할 경우 다른 참가국들의 동의를 구할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한 것도 특히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주한미군 병력을 줄였지만 새 장비 도입으로 군사능력은 더 강화됐다고 강조하면서 이라크 외에 한반도에서도 군사행동이라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것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최근 리투아니아 방문도중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북한 핵무기에 대해 상당한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 미국이 북핵문제를 안보리로 갖고 갈 권리와 가능성을 비축해두고 있다고 말한 데 비해 부시 대통령은 “북핵 안보리 회부는 참가국들의 동의를 요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약간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을 의식한 듯 “(6자회담의) 일부 참가국들은 안보리 결의를 거부할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안보리로 가는 것은 다른 참가국들의 동의를 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것도 주목할 만 하다”면서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