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對北압박’ 메시지, 김정일 ‘核신고’로 화답?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9일 북한-시리아 핵개발 협력 사실 공개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를 촉구하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때문에 북한 측이 미국에 의도에 얼마나 호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공표를 통해 우리는 정책목표를 진전시키고자 했던 것도 있다”며 “우리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북한 측에 아주 분명하게 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 하나는 북한이 플루토늄 활동뿐만 아니라 (우라늄) 농축과 확산문제에 대해서도 완전한 공개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북한에 분명히 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핵신고를 앞두고 있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확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합의에 따른 단계별 북핵 폐기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북한도 핵신고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우려되는 상황 진전과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의) 진전을 보겠다는 의지가 미국뿐만 아니라 북한 측에서도 유난히 높다”면서 “미국 측으로선 (6자회담에 대해) 단기적으로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조만간)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신고서를 제출하면 관련국들이 이를 회람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면서 “내달 말께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이 과연 성실한 핵 신고로 미국의 기대에 부응할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미국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문제를 양보하면서까지 플루토늄 핵개발에 대한 정확한 신고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량(30kg)에서부터 미국이 추정하는 양(50kg)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공식 신고서에는 ▲플루토늄 추출 과정과 직결되는 영변 5MW 원자로 등 관련 핵시설의 가동 일지 ▲핵 활동 관련 시설 목록이 포함 되어야 하는 등 북한의 과거 플루토늄 핵개발 내역이 모두 공개되어야 하는데, 이 또한 북한의 완전한 신고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북한-시리아간 핵개발 협력 물증이 공개된 이상 부시 행정부는 당장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확산 활동을 규명해야 한다는 숙제까지 떠안게 됐다.

그러나 북한은 우선 미국과 합의한 핵 신고서 목록을 제출한 뒤, 신고서의 내용과 검증 과정을 둘러싸고 또다시 시간 끌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부시 대통령이 어떠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더라도 김정일의 입장에서 완전한 핵신고가 쉽지 않다. 신고 내용은 두고두고 검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이 날 발언은 북한과 시리아간의 핵 협력 사실이 기정사실화 된 후 의회 강경파들 내에서 높아지고 있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은 북한의 핵확산 사실이 드러나며 부시 행정부의 대화 일변도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통해 대화의 틀과는 별도로 북한에 대한 원칙적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대(對) 의회 메시지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