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 핵폐기 약속 지켜라”…金 화답할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1일 “북한은 지난 2005년 9월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해체하기로 실질적으로 합의했다”며 북한이 합의를 존중할 것을 주장하며 김정일의 결단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태지역 언론과의 그룹인터뷰에서 “(9.19공동성명 이후) 거의 2년이 된 지금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 그 합의를 상기시키고 있고 다른 한편으론 지난 몇달간 우리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검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원자로를 가동중단하기 시작해 6자회담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북핵문제는 끝나지는 않았지만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런 일(북핵 폐기)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것인데, 그럴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결정권을 가진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프로세스를 만들고, 만약 북한 지도자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결정하게 되는 것은 북한 지도자다. 그것이 그가 선택해야 할 일이다. 나는 이미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오랫동안 이행을 미뤘던 ‘2·13 합의’가 뒤늦게나마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시설 불능화’와 ‘모든 핵프로그램 신고’를 앞두고 김정일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17일 중국 선양에서 막을 내린 ‘한반도 비핵화 제2차 실무회의’에서 불능화와 신고 대상 핵시설로 ‘영변 5㎿ 실험용 흑연감속로’와 핵연료봉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가공시설’ 등 3개 핵시설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핵무기와 영변 이외 핵시설에 대해서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해 ‘연내 불능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이미 선택했으니 김정일도 선택을 하라’는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북한이 바라고 있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을 결심했고, 나아가 관계정상화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므로 북한도 빠른 시일내에 핵폐기에 나서라는 압박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는 전달된 만큼 김정일의 반응은 내달초 제네바에서 열릴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회의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회의에서 북한이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보유 의혹 해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다면 김정일의 화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또한 다음달 5~6일 예정된 일북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와 10월초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도 북핵문제와 관련한 김정일의 속내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결국 모든 열쇠는 김정일의 손에 쥐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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