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 核신고 유도 위해 6개월간 기준 낮춰”

“핵 신고가 나와도 비핵화 진전에 필요한 핵심쟁점을 해소하지 않는 이름뿐인 핵 신고라면 힐 차관보 개인에겐 협상을 타결했다는 공은 돌아갈지 몰라도 결함투성이의 신고라는 점에서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미국 맨스필드재단 고든 플레이크 집행이사는 8일(현지시각) RFA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가 어떻게든 핵 신고를 끌어내기 위해 지난 6개월간 북한에 대해 그 기준을 낮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핵 신고안에 북한의 농축우라늄과 핵무기 실상에 관한 대목, 시리아와의 핵확산 대목이 빠져있고, 플루토늄 양도 모호한 채로 남아 있다면 그런 신고서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우라늄농축 활동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등 모든 핵프로그램 신고를 비밀신고가 아닌 공개적인 신고를 촉구했었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부인하면서 난항을 겪자 미-북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간접시인 방식의 비공개 신고형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플레이크 이사는 “핵 신고 부분은 쉬운 대목이었다. 오래전에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하며 “진짜 힘든 부분은 핵 신고에 나와 있는 핵물질을 협상을 통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인데 이건 아직 시작도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예비조치가 2.13 합의 60일내에 취하도록 돼 있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 이 시점에 와서야 완수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따라서 진짜 협상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다”고 우려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울프스탈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이뤄 현재의 정체상황을 제거한다 해도 앞으로 핵 신고 내용의 검증과 북 핵 프로그램 폐기, 나아가 북미관계 개선 같은 더 힘든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이처럼 큰 과제가 남아있긴 해도 핵 신고가 타결되면 지금의 정체상황이 지속되는 것보단 나은 것이며, 그런 점에서 환영 한다”고 했다.

그는 “핵 신고 이후 최우선 과제는 신고 내역에 대한 검증이다”며 “북한에 대해 불완전한 신고를 하고도 넘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준다면 향후 핵문제에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은 아주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재단의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핵 신고 타결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더 이상 정체상황이 없이 6자회담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며 “미북 양측이 즉각 서로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회담목표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나이더 연구원은 핵 신고 문제로 북핵 교착국면이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북간 핵 신고 타결은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정당성이 결여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일단 북한 핵 신고 문제가 잘 매듭지어질 경우, 미국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대북 적대시정책 해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울프스탈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의 테러해제가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미 의회의 반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합의가 내용적으로 충실하지 못해 ‘합의를 위한 합의’란 소리가 나오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저지하려는 의회차원의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물론 일본인 납치문제 미해결에 불만인 일부 의원들은 테러지원국 삭제를 저지하려고 시도는 할 것이나 행정부가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플레이크 선임연구원은 “6자회담 참가국인 일본은 미국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의 해결 없이는 북한의 테러지원명단 해제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북한의 테러국 해제 연계방침을 포기하고 대신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테러지원국 삭제를 연계한 새로운 전략을 채택해 일본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테러지원국 삭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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