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核 안보리 회부 직접 언급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단, 다른 국가(주변국)가 동의할 때라는 조건을 달았다.

부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에서 가진 특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동의할 경우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언급하고도 6자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스콧 맥클렐렌 백악관 대변인이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이후 미 행정부 내에서 비슷한 주장이 이어졌지만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메시지 차원으로 해석된 측면이 강했다. 국내에서는 대북 압박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매우 분명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유엔 안보리 회부를 언급했다. 미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의미가 다르다. 미 행정부의 대북 경고가 압박용이 아닌, 단계적 대북 제재안으로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최종 정책 결정권자가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대북 제재, 중국이 동의하면 시작

또한 안보리 회부 조건까지 밝힌 것은 미 행정부가 이미 6자회담 실패를 대비한 대북 제재 시나리오가 매우 구체적인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다른 국가’의 핵심 당사국은 중국으로 보인다. 즉 중국이 동의하면 언제라도 북한 핵문제를 안보리로 가져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밝힌 것이다.

국내에서는 대북 제재 시기에 대해서 6월 위기설을 포함한 논란이 있다. 이번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안보리를 포함한 대북 제재가 본격화 되는 시기가 미국과 중국이 북한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시기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이 아직은 6자회담이 최선이라고 언급,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우선하고 있음을 밝혔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은 부시 행정부가 밝혀온 일관된 원칙. 그러나 미국은 6자회담을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실제로는 높게 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6자회담 내 해결 원칙이 수정 단계에 와있다는 것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한∙중∙일 3국 방문을 통해 이미 시사됐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힐 차관보의 3국 방문이 북한에게는 마지막 경고를, 주변국에게는 대북 제재의 명분을 축적해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내려는 대(對) 중국 외교였음을 보여준다.

또 부시 대통령은 특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위험한 폭군’이라고 표현하며, 이라크에 대규모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군사력 동원 가능성 열어둬

이는 부시 대통령의 김정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결코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자유에 대한 신념’을 앞세우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입장에서 자국민을 학대하는 김정일은 혐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이 ‘미군 병력’까지 거론한 것은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가 국내 시각보다 더높은 수위로 준비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이 현재 중동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력 동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 문제 해결을 EU(유럽연합)에 넘기고 여유를 갖게 되면서 군사적 해결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핵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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