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구두합의’만 믿고 北 테러지원국 해제”

북핵 6자회담이 북한의 검증의정서 채택 거부로 아무런 소득없이 끝난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10월 검증문제에 대한 북미간 서면 합의없이 `구두약속’만 믿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해제가 철저한 검토를 통해 이뤄진 게 아니라 일종의 `외교적 도박’이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이를 건의했던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론’ 제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트는 이날 북핵 6자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회담 결과는 부시 대통령에게 외교적 패배를 안겨주고, 출범을 앞둔 버락 오바마 당선인에게는 새로운 외교 골칫거리를 떠넘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스트는 두 달 전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불능화했던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핵실험을 실시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북한으로부터 핵시설 및 핵프로그램에 대한 검증계획에 합의한다는 구두확약만 믿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도박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10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기 전 북한과 검증문제에 대해 합의했다면서 합의문 전체는 공개를 거부하면서 `북미간 검증에 관한 양해사항’이라는 제목으로 6개항의 요지를 배포했었다.

하지만 미 관리들은 이제와서야 지난 10월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측 카운터파트간에는 구두합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인정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관리들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결정하기 전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검증문제와 관련 북한과 구두로 합의했다고 자신이 이해하는 사항을 적어 건넸지만 북한은 힐의 요약문에 대해 서명을 거부했다는 것.

미 행정부 고위인사들간에는 `힐의 묘책’을 놓고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을 설득, 북한과 구두로 합의했다고 힐 차관보가 주장하는 것을 근거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테러지원국’이라는 제재가 해제되자 미국측과 시료채취 등 그런 합의를 했다는 점을 부인했고, 금주 베이징에서 개최된 6자회담에서도 끝내 검증의정서 채택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차기 오바마 행정부와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면서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검증의정서 채택을 거부했다고 믿고 있다고 포스트는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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