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행정부 대북정책, 4년만에 가시적 결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동결조치에 대해 일부 서방전문가들이 이미 노후화에 따른 가동불능 상태였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음에도 불구, 북한이 핵폭탄과 플루토늄을 더 이상 늘리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의미가 적지 않다고 미 워싱턴 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날 ‘북한 원자로 폐쇄’라는 사설을 통해 조지 부시 행정부가 그간 적잖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던 대북 정책, 이른바 다자(多者)간 외교적 해법이 북한의 핵시설 폐쇄조치로 마침내 4년여만에 가시적인 결실을 맺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과연 진실로 외교적 해법에 따라 핵을 폐쇄할 것인지, 다시말해 김정일 정권이 과거 그런 전례가 전혀 없지만 모든 핵프로그램과 물질을 완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지난 1990년대 초반 1,2개의 조악한 수준의 핵무기를 조립한 뒤, 핵사찰단을 추방하고 핵비확산조약(NPT)에서 탈퇴한 2002년 이후 핵폭탄 10∼12개를 만들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우라늄 농축장비를 구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북한은 이를 공개적으로 시인하지 않고 있다.

만약 북한이 자국의 핵프로그램 일체를 공개한다면 북한의 핵확보의 전체 규모를 파악하고 핵폐쇄의 단계를 정할 수 있음은 물론 미국 및 이웃국가들과 전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무기를 식량과 연료, 돈을 받아내기 위한 협상의 수단으로 악용해온 전례가 있음에도 여전히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으며, 특히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최근 “북한이 약속한 폐쇄가 수개월내 달성될 수 있고, 우리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포스트는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2단계 조치에 돌입하기 위해 뭘 추가로 요구할 지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이번 영변 핵시설 동결조치 이전에 북한이 3개월여를 질질 끌면서 부시 행정부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양보를 이끌어낸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북한은 퇴임 이전에 외교적 실적내기에 급급한 부시 대통령의 약점을 이용, 잇속만 차리고 핵무기 고수라는 기존 노선을 버리지 않을 가능성이 위험스런 대목이며, 미국이 북한에 추가 양보를 하기 이전에 충분하고 신뢰할만한 폐쇄 조치를 요구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포스트는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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