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정부의 북한·이란 정책 매우 위험”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부시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정권교체 위협이 아니라 ‘외교’라고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 국방장관이 제안했다.

평소 인터뷰에 잘 응대하지 않았던 올해 89세인 맥나마라 전 장관은 이례적으로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현 정책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고 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그는 핵무기의 위험이 지금보다 더 걱정스러웠던 때는 없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일본도 핵무장으로 가고” 한국과 대만도 이를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처럼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역시 주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가 같은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세계가 그런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면 매우 위험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맥나마라 전 장관이 내놓는 해법은 단순하다.

현실적으로 군사적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북한과 이란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외교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어떤 대안도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 생각으로는 군사적 대안은 협상 테이블 밖에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대한 공격은 한국에 대한 파괴적인 보복공격을 불러올 게 분명하고 이란에 대한 침공은 이라크전으로 허덕이는 미군의 병력 부족으로 곤란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이란의 입장이 돼 이들의 처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면서 “만일 당신이 북한과 이란이라면 외부에서 강요된 정권교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맥나마라는 따라서 미국이 정권교체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선포함으로써 김정일 북한 지도자에게 불가침 약속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정권교체가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미국이 확실히 표명해서는 안될 이유가 도무지 없다”고 말했다.

케네디와 존슨 전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내면서 베트남전과 쿠바 미사일 위기를 겪은 맥나마라는 “바로 그것이 우리가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경우 맥나마라는 ▲미국이 이란에 핵연료의 공급을 보장하거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철저한 사찰 아래 전력 생산에 필요한 수준까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혹시 약하게 보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북한, 이란 같은 나라들과 협상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나마라는 또 아직도 6천기의 전략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핵무기 정책은 “비도덕적이고” “정신나간”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