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정권 산파역 AEI, 한국과 동맹청산 촉구 파문

(세계일보 2005-06-25)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권의 산파로 현 미국 정부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 기업연구소(AEI)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대안으로 한미 동맹 청산, 주한미군 완전철수, 대북 선제공격 및 봉쇄 등을 포함한 새로운 대북 정책 수립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AEI는 격월간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스’ 7·8월호에서 ‘지금 저지하라. 북한에서의 악몽을 피하기 위해’라는 제목의 특집을 마련하고, 제임스 릴리 전 주한미대사,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선임연구원 등 5명이 한미 관계와 북핵 문제 처방을 담은 정책 건의 형식을 통해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식 북한 문제 해결책을 제시했다.

AEI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내 강경파들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와 핵 무장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미 관계 분야를 맡은 대니얼 케넬리 아메리칸 인터리스트 편집장은 ‘이제는 한국과 우호적으로 결별해야할 때’라는 제목을 붙인 뒤 “현재의 한미 동맹은 외교적인 구속복(광포한 죄수에게 입히는 옷)으로 한국이 어떤 대북 군사 조치에도 반대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 청산론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 방어는 이제 한국에 맡겨야 한다”고 주한미군 완전철수를 주장한 뒤 “미군 재조정과 창의적인 외교를 통해 우리가 만일에 대비할 수 있는 군사적 선택 방안을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든 쿠쿠루 전 국방부 관리는 “북한군의 시스템이 노쇠됐고 전략이 뒤떨어져 있으며 군인들의 사기가 의심스러워 전쟁 발발 후 2주일이면 북한의 군사력은 완전히 소진될 것”이라며 “중국이 중립을 지킬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단독으로 북한과 전쟁을 해도 이길 것이므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보여주었듯이 약간의 행운과 결심이 있다면 오랫동안 기다려온 또 하나의 해방의 순간이 지평선에 놓이게 된다”고 대북 군사 공격 방안을 제시했다.

빅터 핸슨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군사역사학자는 “북한이 핵 장착 미사일 실험을 하면 미국은 선제공격을 가한 뒤 대북 봉쇄를 함으로써 김정일 국방위원장 정권을 종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버슈타트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핵심은 용서할 수 없는 반미라는 게 입증됐고, 한국은 이제 도망간 동맹국”이라며 “북한 문제에서 외교는 실패할 것이기에 강경 제재와 군사적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릴리 선임연구원도 “중국과 한국에 의존하지 말라”며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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