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연설, 北核·위폐 분리기조 재확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1일(한국시간) 국정연설은 6자회담이라는 외교적 틀 안에서 대화로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는 미 행정부의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비민주국가’로 분류하면서도 북핵문제는 물론 6자회담 재개의 변수인 북한의 달러위조 의혹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대화를 통해 9.19공동성명 이행방안을 찾는다는 미 행정부의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우리는 핵야망을 포기하도록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아시아 정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을 때와는 달라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최근 미 행정부가 북한의 불법행위 의혹에 대해 대응의 고삐를 조이고 있고 북한은 위폐문제와 연결된 금융제재의 해소를 6자회담 재개의 전제로 삼고 있음을 감안할때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말을 아낀 데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대해 발언하지 않은 것은 현재 핵문제의 최우선 우려대상이 북한이 아니라 이란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조성렬 박사는 “북한이 아직까지 9.19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라늄 농축활동을 동결키로한 합의를 위반하려는 이란과 북한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날 연설은 북한보다는 대 이란 압박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서 북핵과 위폐제조 등 북한의 불법행위를 별개차원에서 다루겠다는 기존 입장의 변화 조짐은 찾을 수 없는 만큼 이날 연설이 6자 회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 위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미 행동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언급이 필요 없었기 때문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폐에 대한 제재는 북핵문제와 별도로 진행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으므로 이번 부시의 연설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전망과 연결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조성렬 박사는 “부시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특별한 대안을 제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6자회담 재개시점은 북한에 달린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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