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김정일 `핫라인’ 구축하나

오는 8일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 대표단에 빅터 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 담당 보좌관이 포함돼 있어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악관은 3일 민주당 소속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와 공화당 소속인 앤서니 프린시피 전 보훈처장관이 이끄는 초당적 대표단의 방북 사실을 발표하면서 미군 유해 반환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고 `민간 차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차 보좌관의 동행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번 대표단의 방북 목적과 성격과 관련, 백악관이 밝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악관 대북정책 책임자로서 이례적 방북 = 차 보좌관은 그의 직책이 말해주듯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보좌하는 실무책임자다. 이처럼 차 보좌관은 대북정책에 관한 한 부시 대통령의 손과 발이고 눈과 귀라는 점에서 그의 방북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백악관 대북정책 실무책임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방북 때 동행했던 찰스 프리처드 당시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이 유일하다.

따라서 차 보좌관의 방북 사실 그 자체가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북한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전달하는 메시지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시리아와 북한에 대해 취하는 태도가 확연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리아와 북한은 미 국무부 테러지원국 명단에 나란히 올라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시리아 방문에 대해선 강한 톤으로 비판에 나선 반면, 리처드슨 주지사의 북한 방문에 대해선 백악관이 나서 공표토록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부시 대통령이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차보좌관, 北지도부에 부시 메시지 전달 가능성 = 차 보좌관은 북핵 6자회담 미국측 대표로 참석해 왔고,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도 관여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방북은 6자회담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4일 “차 보좌관의 방북은 그 의미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우선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미국 방문에 대한 답방의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차 보좌관이 김 부상의 `카운터파트’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6자회담 진척 정도를 감안할 때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을 위한 정지작업용이라는 의미부여도 타당하다는 것.

더욱이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과정에 북한은 미국측에 특사파견과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강력히 요청했다는 점에서 차 보좌관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친서나 구두메시지가 북한 지도부에 전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지난 2005년 방북 때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한 바 있어 이번에도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또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번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어 이 과정에 차 보좌관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뜻이 북한 지도부에 전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향후 차 보좌관이 백악관과 북한 최고지도부간 `대화채널’ 또는 `핫라인’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차 보좌관의 직책을 감안할 때 대북특사로 보기는 어렵다.

또 리처드슨 주지사가 부시 대통령의 대북특사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에 대해 백악관과 국무부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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