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화도 감시하는 北, 南해킹사건 비난 자격없어”

북한 노동신문 등이 ‘국가정보원 해킹 사건’을 대남 공세 소재로 활용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 사이에서 남한이 민주사회라는 것을 이번 사건이 말해준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노동신문에 나온 남조선 국정원 해킹 사건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주민들은 ‘불법 해킹한 것을 일반 언론이 보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이것이 민주사회다’는 말을 한다”면서 “특히 일부 주민들은 ‘남조선 일반 세력들(단체)도 국가안전보위부 격인 국정원을 상대로 진상규명하라고 비난할 수 있는 권리가 천국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불법해킹으로 말하면 (북한)보위부보다 더 심하겠느냐’ ‘보위부는 손전화를 비롯한 모든 통신설비와 가정에까지 도청장치를 해놓아 부부 간에도 대화조차 마음 놓고 못하게 목을 조이지 않느냐’고 말한다”면서 “해외 한번 나갔다 와도 간첩 취급하는 보위부와는 다르게 국가 이익을 위해 해킹을 허용하는 국정원과 비교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물론 대부분의 주민들은 노동신문에 실리는 남한 공격 기사에 관심이 없지만 최근 북한에 남조선 물건이 인기를 끌면서 남조선 소식에 관심을 갖는 주민들이 늘었다”면서 “이들 주민들 중에는 이번 국정원 해킹 사건을 두고 남한 사회를 평가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해도 다른 소식통은 “1980년대 사리원에서 삐라사건이 있었는데 남편이 연관자로 몰려 보위부 고문을 받다 무죄로 석방되었지만 집요한 감시가 수십년 계속됐다”면서 “살림집(주택) 천정에 설치해놓은 도청기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다가 장마비에 천정이 무너지면서 도청기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남조선같으면 집 천정에서 나온 도청기를 들고 보위부에 찾아가 인권유린했다고 항소라도 할 수 있겠지만 북한 같은 독재사회에서는 표현조차 못하고 가슴앓이만 해야 한다”면서 “지금도 전화도청에 걸려 보위부에 끌려가고 교화소에 가는 죄 없는 주민들이 수없이 많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하루빨리 북한사회도 보위부의 비인간적인 행위를 폭로하도록 언론의 자유를 주고 민주가 무엇인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사회가 변해야 한다”면서 “남조선의 정보원 해킹사건을 떠들수록 북한 주민들은 현 정권을 들여다보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인권유린자들을 폭로하는 불법해킹사건’이라는 글에서 “괴뢰정보원이 남조선내에서의 불법적인 도청을 꾀하며 해외로부터 해킹프로그람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