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기’ 韓赤, 조직슬림화 추진

1천여억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대한적십자사가 이세웅 새 총재의 취임 이후 조직 슬림화, 병원경영 개선 및 혈액사업의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자체 회생 작업에 나섰다.

한적에 따르면 한적 차입금은 시중은행 509억원을 포함해 1천115억원. 직원퇴직적립금도 250억원이 운영비로 전용될 정도다.

한적 관계자는 12일 “이 정도 재무상황이라면 일반 사기업의 경우 이미 부도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유리공업㈜ 대표이사를 역임한 최고경영자 출신의 이 총재가 기관별 재무구조를 따져보고 현장방문을 통해 적자 원인을 파악한 후 마련한 대책은 조직 슬림화 및 효율성 제고를 통한 ‘원가 절감’.

한적은 조만간 실시할 인사를 통해 본사 직원 수를 25%가량 감축하고 대신 지사 현장 조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획조정실, 사회봉사본부를 비롯한 12개이던 본사 부서가 3개로 대폭 축소되고, 보직을 받지 못한 간부직원은 특별교육을 받은 후 지사로 재배치돼 봉사 현장 업무에 투입된다.

한적은 또 본사 기능가운데 정책기획.개발.조정 및 교육 기능만 남겨둔 채 현장에서 맡아도 되는 실무적인 업무는 모두 지사에 넘기기로 하는 등 현장 중심의 봉사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적 관계자는 “본사의 정책과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접목해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보살피는 데 주력함으로써, 한적은 고령사회에 대비하고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재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상시 시스템’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적 적자의 ‘불씨’가운데 하나인 적십자병원은 고령화 시대에 맞는 특화병원으로 바뀌게 된다.

기존의 ‘백화점식’ 진료과 나열 운영에서 과감하게 탈피하는 동시에 ‘목표 관리제’를 도입해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개인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취약계층 무료진료 등 공공의료 기능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 적자를 누적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혈액사업 분야도 보건복지가족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가절감을 위한 관련 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

즉 민간기업의 ‘물류시스템’ 운영 방식을 도입, 전국 주요 도시에 있는 16개 혈액원과 3개 검사센터를 서울.대전.부산의 3개 혈액원으로 통폐합함으로써 혈액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나머지 혈액원은 혈액 유통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유지한 채 인력.예산.건물 등이 대폭 축소된다.

“CEO 출신 총재의 새로운 경영방식에 대해 직원들이 처음에는 고된 일과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했으나 지금은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적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186개국의 적십자사로 구성된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도 한적의 변화를 주시하며 성공한 적십자사 모델로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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