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언젠가는 분단소재 다룰 것”

“언젠가는 분단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 생각입니다. 우리의 뼈아픈 현실이잖아요.”

4일 공개된 ’괴물’로 한국 영화계에 또하나의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이 남북 분단에 관한 영화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그는 북에서 활동한 소설가 구보 박태원의 외손자. 6월19일 제14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에 사는 큰이모와 자신의 어머니가 만났고, 이 과정에서 그의 이름 역시 뉴스를 탔다.

“어머니와 큰이모님이 상봉하셨을 때는 저는 중국 상하이에 있었습니다. 상하이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었거든요. 귀국해보니 당시 어머니와 큰이모님의 상봉이 크게 관심을 끌었더군요. 게다가 모든 기사에 제 이름이 거론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상봉장에서 그의 큰이모 박설영 씨는 “준호라는 조카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 애가 유명한 영화감독일 줄 몰랐다. 조카가 만든 영화를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문학계에서는 시나리오도 직접 쓰는 봉 감독이 외조부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진단을 했다.

봉 감독은 “사실 할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다. 주변에서는 내가 그 피를 물려받아 글을 쓴다는 말을 많이 했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며 쑥스러운 듯 웃은 뒤 “그런 얘기보다는 언젠가는 꼭 분단 소재를 다루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공동경비구역JSA’ 같은 명작도 있지만 분단에는 우리 민족의 한이 서려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에 대해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아버님이 시각효과를 전공하셨는데, 어릴 적 아버지 서재에서 화집, 사진집을 몰래 보며 자랐습니다. 그때의 기억과 흥분이 지금 제가 영화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천변풍경’으로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한 획을 그었던 소설가 박태원(1909~1986)은 6ㆍ25전쟁 당시 친구였던 상허 이태준(1904~?)을 만나러 간다며 부인과 5남매를 남겨두고 북으로 갔다. 남겨진 가족은 1ㆍ4후퇴 때 서울 이남으로 피난했는데 장녀 설영씨만 외가인 서울 이화동에 남겨졌고 이후 소식이 끊겼다.

그는 1958년 백내장 진단과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되는 등 30여 년간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1977년 역사소설 ’갑오농민전쟁’을 집필하는 등 북녘에서 문학 혼을 불살랐다. 1981년 끝내 구술 능력마저 잃어 1986년 북녘 아내 권영희 씨가 소설의 최종편(3부)을 마무리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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