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 北서도 인기

소의 새끼는 송아지, 말의 새끼는 망아지, 개의 새끼는 강아지, 닭의 새끼는 병아리… 그렇다면 학의 새끼는 뭐라 부를까? 재담꾼 봉이 김선달에게 물어봤다면 분명 ’악작이’란 답을 내놓았을 것이다.

10일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통일문학’ 최근호(2005년 1호)는 “김선달의 익살은 의리를 귀중히 여겨 더욱 유명했다”며 학의 새끼가 어떻게 악작이란 희한한 이름을 얻었는지 소개했다.

’활쏘기 대회에서 1등을 한 사람은 귀천에 관계없이 큰 상을 준다.’

어느해 봄, 평양감영에서 활쏘기 대회를 알리는 방을 붙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재담뿐 아니라 활쏘기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김선달은 죽마고우 허달이에게 같이 출전해보자고 권했다.

허달이도 활은 잘 쏘는 편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김선달에게 번번이 지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물쭈물했다. 1등이 둘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김선달이 누구인가. 대동강물도 팔아먹었는데 이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 땅짚고 헤엄치기’.

김선달이 떠올린 묘안은 둘이 처음부터 같은 조로 참가해 끝까지 동점을 얻는 것이었다.

계획은 착착 들어맞았다. 두 친구는 모두 높은 점수로, 그것도 똑같은 점수로 결승에까지 올랐다.

이렇게 되자 곤란한 사람은 시관(試官)이었다. 몇 번이고 재시합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조급해진 시관은 결국 구술시험으로 등수를 가리기로 했다.

문제는 십장생 외우기. 김선달은 무난히 시험을 통과했지만 허달은 다른 아홉가지는 대면서도 그만 학을 생각해내지 못했다.

김선달은 당황하는 허달을 향해 재빨리 기지개를 켜는 척 하면서 ’학-’하고 소리쳤다.

그러나 허달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 소리는 듣지 못하고 하품하는 표정만 보고는 ’악지거리’(입을 크게 벌리며 놀리는 모습을 표현하는 평양사투리)를 떠올렸다.

“악작이.”

허달이 자기도 모르게 불쑥 내뱉은 말이다. 시관은 이 얼토당토않은 대답에 당연 불합격을 선언했지만 가만히 있을 김선달이 아니었다.

“그건 나리께서 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옵니다. 학이란 말은 다 큰 엄지(어미)에게 붙인 이름이고 새끼는 악작이라고 하나이다. 정 못 믿으시겠거든 구경나온 사람들에게 물어 보소이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든가. 옆에 섰던 허달도 덩달아 우겨댔고 시관은 체면이 있어 구경꾼들에게 물어보지도 못하고 공동 우승을 선언하고 말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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