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 터진 회담 제안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협상 시작을 알리는 22일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멈춰있던 각급 레벨의 회담을 다시 가동하자는 제의 뿐아니라 새로운 회담 제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이는 전날 만찬에서 “남북관계가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는 기초를 다지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에 북측 권호웅 단장이 “새 방식으로 북남관계를 전진시키는 조치들을 강구, 기쁜 선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화답하면서 예고된 것이었다.

이번에 나온 제3차 장성급회담와 제10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를 협의하는 적십자회담 등이 재개되는 회담이며, 수산협력회담, 항공회담, 농업협력회담 등은 새로운 협의체이다. 이 중 농업협력회담은 북측이 제안한 것이다.

특히 국방장관회담이 5년에 걸친 장기 공백을 깨고 다시 열릴 지도 관심사다.

또 이산가족 화상상봉 준비기획단 회의를 6월 중 갖자고 제의하고, 8.15 서울행사를 위한 당국 간 실무협의도 열자고 했다. 이런 다양한 회담 및 접촉이 희망대로 열리면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뛰어넘어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정치ㆍ경제 ‘쌍끌이’ 수산회담 = 수산협력회담은 지난 17일 정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제의한 것이다. 공동어로를 통해 경제적으로는 상호 이익 증대를, 정치ㆍ군사적으로는 민감한 해역에서의 긴장완화, 제3국 어선의 불법어로활동 근절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같은 점을 감안, 남북간 교전상황까지 초래했던 서해가 수산협력의 대상해역으로 중점 거론되고 있다.

우리측이 이날 이 회담의 목적과 관련, 서해에서의 ▲제3국 어선의 불법 어로활동 근절 ▲양식단지 조성 ▲기술 교류 등을 협의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꽃게잡이철에 민감한 수역인 탓에 애 태우며 마냥 바라만 볼 수 없었던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배경도 깔려 있겠지만 남북 어민들이 같은 해역에서 조업할 경우 자연스럽게 긴장 완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가 강해 보인다.

특히 남북이 민감해 하는 곳에 양식단지까지 조성할 경우 긴장 완화에 그치지 않고 화해ㆍ협력의 정신을 충실히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직행 하늘길 여는 항공회담 = 항공회담은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검토해 온 사안으로, 지난 17일 정 장관이 종전 ‘ㄷ’자 형태의 서해항로 대신 비행기가 서울-평양을 직선으로 곧게 날았으면 좋겠다고 안을 내놓은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말도 많은 서해로 갈 것이 아니라 육지 위 항로로 오는 방안을 협의해 실천하자”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부는 이 회담을 통해 경제적인 항로 개설과 항로상 안전보장 등을 협의하고 종국에는 남북항공협정 체결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직선항로가 열리면 시간 및 비용 절감은 물론 군사적 긴장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항공협정까지 체결될 경우 향후 남북 항공 수요가 증가할 경우 서울-평양 정기 항공노선 개설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1997년 10월 항공교통관제소 사이에 맺은 상대방 공역내의 항로 설정 및 이용을 위한 양해각서를 통해 영공 통과시 승객 및 승무원, 화물에 대한 안전을 보장했고 1998년 4월에는 동해에 2개, 서해에 1개 항로를 개설해 놓은 상태이다.

이에 따라 향후 협정이 체결되면 이런 내용은 물론 항공사 지점 설치, 관세 및 부과금 면제, 이익금 송금, 분쟁 해결절차 마련, 운항횟수 설정, 항공보안 및 항공안전 보장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간 항공기술협력의 계기가 되면서 공항시설 확충이나 항행안전시설 개량 등 기술지원과 항공기 운송.정비.관제 및 통신부문 기술협력 등도 검토될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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