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태생 키 크다’ 법칙..북한만 예외

‘봄에 태어나면 키가 크다’는 인류생물학의 출생계절과 신장간 상관 법칙이 유일하게 북한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 인류학과 박순영 교수팀은 유럽에서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저명 학술지 ‘인류생물학 연대기'(Annals of Human Biology) 인터넷판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출생 계절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남북한 차이 연구’란 제목의 이 논문에 따르면 출생계절-신장 상관성 법칙이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했던 1990년대 태어난 북한 청소년들에게서만 유일하게 예외적인 결과를 보였다.

북한의 기아가 심각했던 1990년대와 그 전후를 삼분해 출생 계절과 신장 발육 간 연계성을 조사한 결과 1990년대 태어난 북한 청소년만 전세계의 일반적인 통칙(通則)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90년대 북한내 심각했던 식량난의 극단적 상황이 이 시기 출생한 북한인들에게 ‘출생계절-키’ 상관법칙에 예외성을 초래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박 교수팀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유전학적 요인이 결과에 미칠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같은 시기에 출생한 남한 청소년과 일제시절 한반도에서 태어난 남북한인들의 인구기록을 참조, 같은 연도, 같은 계절에 태어난 무리와 다른 계절에 출생한 동년층간의 신장 발육 상태를 비교 분석했다.

그간 전세계에서 이뤄진 연구들은 남반구, 북반구의 모든 인간에게 있어 출생 계절과 신장 및 건강 상태와 일관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동년층의 키를 출생한 계절별로 나눠 비교해 봤을 때 늦은 봄과 초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의 키가 늦은 가을과 초겨울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경향을 보인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박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조량 때문인지는 몰라도 봄 출생자가 가을 출생자보다 조금이라도 키가 더 크고 뼈가 튼튼하다는 학설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신 후기 산모가 햇볕을 잘 쬐면 태아의 골격과 발육 촉진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 D의 합성이 잘 일어난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박 교수는 “남북한은 유전학적 요인도 비슷해 인류생물학에서 보면 ‘자연 실험장’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논문은 ‘출생계절-키’ 상관성 연구 문헌을 풍부하게 했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류생물학 연대기’는 인간 유전자 분포, 질병, 성장 발육 등을 다루는 인류생물학 분야에서 ‘인류생물학 미국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Biology)과 함께 대표적인 학술지로 평가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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