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봄철 가뭄이 이달 초까지 이어지면서 물펌프를 설치해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해주는 ‘펌프 전문 8·3조’가 인기를 끌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비가 내리는 시기보다 가뭄 시기가 펌프관을 10m정도 깊이로 시추해 깨끗한 지하수를 얻을 수 있고, 지하에 물 웅덩이를 넓게 만들어 일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유독 봄철 가물(가뭄)이 길었다”면서 “가물 시기에 지하 깊이 펌프 수도관을 설치해야 지하에 물 주머니(물 웅덩이)가 크게 형성돼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어 물펌프를 설치해주는 ‘펌프 전문 8·3조’가 인기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는 비가 내리는 날이 가끔 있어 물펌프 작업을 하는 세대가 줄었다. 비가 내린 후에는 빗물이 땅 속에 스며들어 땅 속 깊이 있는 지하수보다 빗물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소식통은 이어 “평안남도 탄광기계공장에서는 개인 집에 펌프 수도를 설치해주고 공장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수동 펌프는 일반 주민용, 전동 펌프는 간부, 돈주용으로 설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돗물은 이젠 옛말이고 자기 집 부엌이나 마당에 쫄장(손펌프)을 박고 물을 해결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면서 “해마다 늘어나는 펌프 수요에 따라 펌프를 전문적으로 설치해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공장설비를 가지고 펌프를 주문 제작하고 있는 ‘공장 8·3조’가 가장 인기”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1970년대 전국적으로 상수도 시설을 정비했지만, 이후 전력난과 상수도 시설 노후로 물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수도전(栓)이나 우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보니 1990년대부터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같이 물펌프를 설치해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이용해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주민들은 ‘인발관(주문에 따라 60mm 지하수 관을 공장에서 만든 것)’과 펌프를 장마당에서 구입해 자체로 수동 펌프를 설치한다”면서 “하지만 지대에 따라 지하수 깊이, 암반층이 상이해 실패할 확률이 높아 공장 8·3조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8·3조는 주문에 따라 스테인레스와 철로 펌프와 인발관을 생산·제작한다. 철로 제작된 펌프는 물에서 냄새가 나 간부들이나 전주들은 스테인레스로 주문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비용은 스테인레스가 철로 제작된 제품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공장 8·3조는 보통 4명으로 구성되며 한 명은 지역을 순회하며 수요자들을 조사해 공사일시를 정한다. 나머지 세 명은 펌프 공사를 진행하는데 공사비는 대략 400위안(북한돈 약 50만 원) 정도로 기간은 이틀 정도 걸린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공장 8·3조와 공장이 3:7 정도로 분배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간부들과 전주들은 수동펌프를 설치하면 5, 6층까지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사용하는 전동펌프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전동펌프는 시장에서 1500위안~2000위안(북한돈 약 180만~250만 원) 정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 집에서 쓰는 전동펌프는 전동기 4kw 정도가 좋은 것”이라며 “전동펌프는 20분 정도만 전기가 들어와도 3인 가구가 3일 동안 쓸 수 있는 물을 끌어올릴 수 있어 전동펌프는 ‘귀족 펌프’로도 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