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사임…美 대북정책에 영향줄까

미국 강경파의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인 존 볼턴 유엔 주재 대사의 사임이 미국의 대 한반도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결론적으로 정부 관계자들과 외교 전문가들의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

강경파의 한 축인 볼턴 대사의 사임이 압박에 무게를 뒀던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과 별다른 정책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그것이다.

먼저 볼턴 대사의 사임이 지난 달 7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대외정책이 의회의 강한 견제를 받게 된 상황 속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북강경정책의 완화를 점치는 부류가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사임에 이은 볼턴 대사의 퇴진이 그간 미국의 대외정책을 이끌던 ‘네오콘’의 영향력을 급속도로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강경책 완화를 점치는 많은 이들의 예상이다.

때문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온건 현실주의자’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미 행정부 내에서 힘을 받게 됨에 따라 미국의 대북 정책도 보다 유연해 질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즉 국무부 소속이긴 하지만 백악관내 강경파들과 직접적인 교감 하에 행동한다는 인상을 줬던 볼턴 대사가 물러남에 따라 대화를 통한 해결을 중시하는 라이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 라인이 힘을 받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인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물러나게 됐으니 만약 북한이 핵 폐기에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경우 미국의 대북 정책도 지금보다 유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볼턴 대사가 종종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대사 등을 겨냥해 원색적인 비난 발언을 해 갈등을 일으켰던 점을 감안할 때 감정적 측면에서도 대사의 사임은 북미 대화 무드 조성에 나쁘지 않아 보인다.

반면 이미 볼턴 대사가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직을 떠나 유엔 대사로 발탁된 지난 해 3월부터 그의 정책 결정 권한은 상당부분 축소됐기 때문에 사임에 따른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북 압박 정책과 관련한 결정 권한은 일찌감치 현 군축 차관인 로버트 조지프 차관에게 넘어 갔기 때문에 볼턴 대사의 사임이 대북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볼턴 대사는 군축차관직이 조지프 차관에게 넘어간 이후 조지프 차관의 훈령에 따라 움직여 왔다고 볼 수 있다”며 “조지프 차관이 건재한 한 후임자가 누가 오건 정책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다만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시절 국무부 안에서 백악관 네오콘과의 연결고리 역을 했던 볼턴 대사가 무대 뒤로 사라진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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