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과 자원민족주의…해양으로 가면 길이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현재 자본주의 운영경험이 취약한 동구권을 흔들어 놓고 있으며 이어 동구권에 집중투자를 한 서유럽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국내 경제사정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사실은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첫 미 상하원 연설에서 미국이 당면한 경제문제에 대한 언급 이외에 당면한 지구촌 과제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다급한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은 약해진 리더십을 다자주의를 통해 보강하기 위해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과 같은 신흥 자원 강대국들과 기존 한국과 일본, 유럽 동맹국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다자주의 하에서 추구되는 합의는 쉽게 국가이기주의로 빠져, 국가 간의 협력을 마비시키고 국가이익과 세력균형의 논리 하에서 지역 간 대립과 패쇄적인 보호무역주의를 촉발시킬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세력균형으로의 국제질서 유지 형태는 한국과 같이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만든다. 보호무역과 자원민족주의는 한국의 수출시장과 원자재 확보에 치명적이며, 세력균형으로의 동맹관계는 안보를 위한 한국의 군사비 지출을 급증시킨다. 그 결과 한국민의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수입 원재료를 이용한 수출주도형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당연히 자원 다소비형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지구촌이 우려하고 있는 자원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창궐하게 되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처하게 된다.

한국이 산업구조를 자원개발부터 가공 및 최종판매까지의 가치사슬체계를 개선하고 자원 다소비형의 저부가가치 범용제품의 생산은 자원보유국으로 이전시키며, 반면에 지식기반 수출시장의 개척을 위한 총력전을 기울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과 새로운 프론티어를 발견해 내어야 한다.

한국의 대륙진출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핵강대국이 배타적 주권을 행사하고 있고 국제사회에 핵 불안을 일으키고 있는 북한이란 넘기 힘든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민간 거래의 자유가 국가에 의해 통제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늘 끌어안고 살게 만든다.

반면에 태평양 도서국가와 오세아니아 및 미주대륙은 풍부한 자원과 인구 과소지역이기 때문에 인구과밀 상황과 자원부족국인 한국과 상호 보완성이 강한 지역이다. 뿐만 아니라 태평양 연안지역은 미국과 우방국들의 지도력 하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이를 통한 협력안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태평양, 오세아니아, 미주대륙과 동남아 지역에는 ASEAN, MERCOSUR, NAFTA, APEC 등과 같은 지역기구들이 발전하고 있으며 국가 간 협력과 평화적 질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투자환경을 이루고 있으며, 태평양 연안 국가 대부분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봉하고 주민들 또한 이민자들로 구성된 다민족국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배타적 민족주의의 발흥으로 인한 거래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의 가능성은 매우 적다.

현재 중국은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 중국해양석유총공사, 중국석유화공 등 3대 국영기업을 앞세워 공격적인 자원확보 및 해양진출을 도모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인펙스, 신일본석유와 같은 자원기업과 미쓰이, 미쓰비시와 같은 종합상사들을 통해 국제원자재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일본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확고한 해양경제영토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글로벌 경제위기, 북한 핵위협, 보호무역주의, 자원민족주의 등과 같은 시대적 난제 속에서 국민적 안정과 번영을 일구어 내야 하는, 그래서 뭔가 단기적 차원의 돌파구를 만들어 내어야 하는 막다른 길에 서있다. 그 해답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지도를 거꾸로 세우고 한국을 향해 더 넓게 펼쳐져 있는 해양으로의 도전을 모색하는데서 먼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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