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체류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 보즈워스 대표의 ‘재량’에 따라 애초 2박3일로 예정된 평양 체류 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미 국무부의 고위당국자는 8일 “현재 계획으로는 보즈워스 대표가 10일 서울로 돌아오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면서도 “평양에서 무슨 일이 전개되느냐에 따라 체류일정은 길어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보즈워스 대표의 체류연장 여부와 관련, “인위적으로 마감시한을 두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는 모든 것을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보즈워스 대표의 재량에 맡길 것”이라는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실제 지난해 10월 핵 신고서 검증과 관련해 1박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크리스토퍼 힐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측과 추가 협의를 위해 체류일정을 연장한 바 있다.
2002년 10월 방북했던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제임스 켈리 특사는 방북 이틀째 되던 날 제2차 핵위기를 초래한 제2차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고농축우라늄(HEU) 시인 발언’이 나오자 일정을 단축하려 했으나 비행 허가 문제 등으로 일정을 변경하지 못했다.
켈리 특사 일행은 결국 예정대로 2박3일만에 북한에서 나왔지만 북한 내에서의 상황이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 체류 일정을 연장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외교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 또는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추가 대화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등을 제안하면 보즈워스 대표가 ‘재량’으로 일정을 연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외교 당국자는 9일 “북한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도 않으면서 단순히 6자회담 복귀나 9.19공동성명 이행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 체류를 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대표단의 방북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질 경우 이는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당국자는 “상황이라는 것은 평양에 가서 봐야 아는 것이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체류일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며 “보즈워스 대표가 더 오래 머물게 된다면 나쁜 결과는 아닌 것으로 봐야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