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특사, ‘포커페이스’로 일관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10일 서울로 돌아온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표정에서 ‘평양대좌’의 성패를 읽어 내기란 쉽지 않았다.


오후 4시50분께 방북 결과 설명차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나타난 그는 이날도 시종일관 특유의 ‘포커 페이스’를 유지했다.


성 김 국무부 6자회담 특사를 비롯한 방북 수행원과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과 동행한 그는 로비에 진치고 있던 수십명의 기자들에게 잠깐 눈길을 주고는 14층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사무실로 직행했다.


우리 측 당국자들에게 방북결과 설명을 한 보즈워스 대표는 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수백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모호성’을 견지했다.


방북기간 북측으로부터 받아온 ‘카드’에 대한 내밀한 검토와 한국 외에 다른 6자회담 참가국과의 ’후속협의’가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한 듯 그는 평양에서의 협의 내용과 관련된 구체적 발언을 자제했다.


대신 “6자회담의 필요성과 역할, 9.19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는 등의 모호한 표현으로 협의 결과를 설명했다.


다만 보즈워스 대표는 노련한 외교관 답게 “솔직하고 진지하게 의견교환할 수 있었다”는 발언과 “9.19공동성명의 모든 요소를 논의했다”는 등 발언에서 행간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의 발언을 통해 평양에서 7년만에 공식 협상무대에 등장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의 팽팽한 기싸움의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었다.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 뿐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비롯해 경제.에너지.식량지원 등이 협의됐음을 짐작케 한 것이다.


또 강석주 제1부상 외에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과도 상당한 얘기를 나눴음을 알 수 있다.


2002년 10월 평양을 방문했던 제임스 켈리 미 대통령 특사도 비슷한 행보를 했었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발언 만으로는 ‘평양회동’의 세밀한 내용을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그가 관련국과의 후속협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귀환한 뒤에야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 2002년 10월 성사됐던 켈리 특사도 상당한 기간이 지난후에야 구체적인 그의 평양 행적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보즈워스 대표는 위성락 본부장과의 면담과 기자회견에서 때로 농담을 섞어가며 다소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다녀와서 얼굴이 더 좋아 보인다’는 위본부장의 덕담에 “예전에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더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보즈워스 대표는 방북기간 “북한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소개한 뒤 ‘남한 음식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맛있느냐’고 위 본부장이 묻자 “둘 다 좋다”면서 “다만 약간 달랐다”고 소개했다.


또 기자회견 중 ‘북한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옅은 미소를 보이며 “나 자신이 바로 메시지”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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