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특사 방북 `딜레마’

“방북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제지하기도, 그렇다고 방북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특사가 2일부터 한.중.일 순방에 나선 가운데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그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보즈워스 특사의 동북아 순방 일정중에 현재까지 북한은 포함돼 있지 않지만 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보즈워스 특사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만남 여부는) 순방지에서의 협의결과와 북한의 반응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사가 방북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것은 그의 방북이 미사일 정국과 맞물려 가져올 파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특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저지할 수 있다는 보장만 있다면 방북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문제는 그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는 외교 소식통의 발언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만약 북한이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면 보즈워스 특사는 당연히 방북을 추진했을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이 보즈워스 특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최근 방북해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음에도 발사 의지를 굽히지 않는 등 강경 일변도다.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만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제지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당근’을 제시해야 할텐데 대북정책 재검토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게 고민거리인 것으로 보인다.

또 설익은 제안을 했다가는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휘둘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동북아 정세에 엄청난 악영향을 몰고 올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제지할 수 있는 곳은 미국뿐이라는 점에서 그냥 뒷짐지고 있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보즈워스 특사를 서둘러 동북아 순방에 나서게 한 것 자체가 북한에는 일종의 ‘신호’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보즈워스 특사는 당초 3월 중하순께나 동북아를 순방할 계획이었지만 미사일 정국의 시급함을 인정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그의 조기 순방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동북아 정세에 가져올 악영향을 생각한다면 일단 방북해 적극적으로 설득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사는 순방기간 중국, 일본, 한국의 고위 관리들과 협의를 가지는 한편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주시하고 필요하다면 북측과의 물밑접촉을 거쳐 방북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미 간 접촉이 베이징에서 이뤄질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북한 고위인사들과의 접촉을 염두에 둔다면 베이징 회동보다는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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