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6일 “우리는 6자회담의 맥락 안에서만 이뤄진다면 추가 미북 양자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2차 미북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한 추가 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언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미북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는 등 유연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오전 방한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북미대화가 열릴지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가를 중심으로는 3월 중에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미국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추가 미북대화가 성사될 것이라는 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는 또한 “비핵화도 중요하지만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 과정에 진전이 있으면 평화협정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없다”면서 “우리는 6자회담이 재가동되는대로 회담에서 실질적인 일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작년 12월 초 북한에 갔을 때 미국과 북한은 6자회담의 중심적 역할과 9·19공동성명의 중요성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며 “유일하게 합의하지 못한 것이 언제, 어디서 6자회담을 재개할 것이냐는 문제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24일 베이징에서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북중 고위급 협의 결과를 들었고, 25일에는 서울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과 회동을 갖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한미간 공동 대책을 논의했다.
오늘 오후에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일본측 정부 인사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 등 현안에 대해 협의한 뒤 27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