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순방시 美北 회동 가능할까?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가 내달 2일부터 10일까지 한국, 일본, 중국 등 3개국을 방문한다고 미 국무부가 28일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보즈워스 특사가 내달 2일 워싱턴을 출발해 베이징, 도쿄, 서울을 방문, 북한 핵문제와 관련 고위 관리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순방에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에 이어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에 임명된 성 김 북핵특사가 동행한다. 이에 앞서 보즈워스 특사는 26일 오바마 대통령을 면담했다.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보즈워스 특사는 먼저 중국과 일본을 방문한 이후 7일이나 8일경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순방에 이은 고위급 대북특사와 6자회담 수석대표가 관련국가 순방에 나선 것은 미국의 대북 외교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북한이 남한에 전면대결 태세 진입을 선포해 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국을 사정거리에 둔 대포동2호(개량형)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이 관계국들과의 협의에서 어떤 대응방안을 내놓을 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신임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단호함을 보여주기 위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 군사적 대응 조치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임박한 미사일 발사뿐만 아니라 양자 관계개선 문제를 다루게 될 보즈워스 특사와 성김 6자 수석대표의 동행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계국이 공동 대응하면서 북한을 다시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보즈워스의 이번 순방 일정 중에 전격적인 방북이나 북한 고위급과의 접촉 가능성도 눈 여겨 보고 있다. 북한이 한미 양국을 겨냥해 미사일 발사를 수차례 공언하고 실제 발사 단계에 돌입하고 있는 만큼 양측의 회동 가능성은 일단 낮아 보인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도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국제적 압력과 미군의 요격 가능성을 고려해 일단 미국과 먼저 접촉을 갖으려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2000년대 전후에도 북한이 미국과 미사일 협상을 진행하면서 시험발사를 유예한 바도 있다.

관계국들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문제에 대응하는 외교 행보를 가속화 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미국과 중국, 한국 외교부 장관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지난달 17∼19일 방북,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미사일 발사가 가져올 악영향에 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외교소식통들은 중국이 나서 북한을 설득하는 모양새가 연출됐음에도 북한의 태도가 누그러지지 않은 상황을 볼 때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순방은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관계국과의 회동을 통해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향후 북핵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반드시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는 체제 결속과 후계문제와 같은 내부 문제에 따른 행동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미용이라면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지만 체제 문제와 시험발사 성공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있다면 미국과 협상에 나서 미사일 발사를 유예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보즈워스 특사의 순방과 주변국의 외교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인공위성이라는 논란은 차제하고 국제사회 차원의 제재와 북한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6자회담 공전도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