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방북 검토..북.미대화 신호탄인가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앞으로 수 주간에 걸쳐 자신의 북한 방문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미.북간 직접 대화가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취임 후 2번째 아시아 순방을 마감하고 귀국길에 오르기에 앞서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수 주간에 걸쳐 검토해볼 사안”이라고 말해 방북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이는 그간 보즈워스 대표는 물론 미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취해온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취임 후 북한 방문 가능성에 대해 “계획이 없다”,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도 11일 자신의 데뷔 브리핑에서 보즈워스의 방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 방북하기에는 이르다”며 `시기상조론’을 거론하기까지 했던 마당이다.

그랬던 미국이 방북에 대한 입장을 구체화한 것은 6자회담의 장기교착 상태로 북한의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달성이 어려워진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돌파구를 마련할 시점이 마침내 다가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보즈워스는 이번 한.중.일 순방을 통해 자신의 방북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조율하고,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은 뒤 귀국에 앞서 방북검토 문제를 공론화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보즈워스는 12일 귀국하는대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만나 아시아 순방결과를 보고하고 북한관련 유관부처와 방북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보즈워스가 방북하게 되면 이는 조지 부시 전임 정부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을 드나들며 핵협상을 진행했던 것과 `형식면’에서는 같은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러나 내용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지금은 부시 행정부 시절과 달리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6자회담 참여 거부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과 `직거래’ 협상을 계속 벌여나가려 한다면 지금까지 북.미접촉과 6자회담이라는 두 수레바퀴로 돌던 북한 비핵화 협상은 북.미간 직접 대화라는 단선화된 틀로 환치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와 관련, 켈리 대변인은 “보즈워스의 방북언급은 6자회담의 틀내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6자회담 당사국들을 배제하고 북.미 사이에만 협상테이블을 차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며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설득용’ 방북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협상상대인 북한이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되도록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6자회담을 무력화시킨 상태에서 미국과의 담판을 시도하려들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보즈워스가 수 주일내에 방북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면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6월 중순 방미와 시기적으로 맞물리게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 방미를 전후로 그동안 장기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북한 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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