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9일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만나 북한 미사일 문제, 북핵문제 등 북한문제 전반에 대한 조율에 나선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 등 우리 정부측 외교안보라인의 주요 인사를 잇달아 면담한다.
이날 오전 9시에는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한반도 정세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특히 보즈워스 대표는 유명환 장관과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본부장과의 회동에서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대책과 북핵 6자회담 진전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8일 “보즈워스 대사와의 회동은 주로 북한 미사일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대책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을 때의 대응 방안을 동시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미사일 문제가 주요 논의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발사 뒤에 대처방안에 보다 비중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동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안보리 결의 1718호 결의보다 더 엄중한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통일연구원 전성훈 연구위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대책이란 의미성이 없다”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고집하고 있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 전 한-미의 강경한 입장이 한차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교수는 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아시아 방문 목적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정책검토 차원에서 관계국과의 정책을 조율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관리 방안을 논의키 위한 것”라고 내다봤다.
이어 윤 교수는 “이번 한국 외교안보라인과의 회동에서는 미사일 발사에 대한 예방과 발사 이후 관리 방안 모두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손해를 보는 행위’라는 점을 재차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지금까지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로 이익을 봤기 때문에 또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이익이 아닌 손해라는 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아시아 방문에서 북한을 전격 방문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 현재 조건에서는 북측과 만남에서 특별한 소득이 없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6일 일본 여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선 “가능한 한 조기에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으나, 7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과 대화하기 원하며 지금도 노력 중”이라면서도 “지금 시점에서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윤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이란, 북한 등의 직접 대화에 앞서 주변국들과의 관계와 대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보즈워스 대표의 대북 대화 개시는 관련국과의 공통된 입장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도 ““관계국과의 대화에 집중한다는 아시아 방문의 목적을 충실해야 한다는 판단과 올해 초 방북했던 보즈워스 대사는 당시와 비교해 특별히 진전된 것을 얻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는 이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보즈워스 대표는 10일 오전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