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당국자는 다음달 8일 열리는 미북 양자대화와 관련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전망이 어둡다고 봐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은 여전히 북미 양국이 적대관계에서 평화관계로 바뀌어야만 6자회담 복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대화의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시사했다는 언급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입장에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경로와 관련해서는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서울을 거쳐 오산에서 군용기를 타고 평양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돌아올 때도 비슷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 시점에서 보즈워스 대표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거나 (오바마 미 대통령의) 친서를 소지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워싱턴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즈워스 특별대표, 성 김 북핵 특사, 국무부와 국방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관리로 구성된 소규모 방북단이 6일 서울에 도착해 한국 측 관리를 만난 뒤 8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군용기를 타고 평양에 들어가게 된다”고 28일 보도했다.
RFA는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미국의 특사단이 군용기를 타고 방북하는 것은 이번 북미간 만남이 ‘협상’이 아닌 ‘접촉’의 성격이 강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고자 하기 때문에 미국 측이 언제든지 북미대화를 마치고 평양을 떠나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최근 방북했던 러시아 연방의회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상원의장도 방북기간 “북한이 과연 6자회담 복귀 의지가 있는 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VOA방송이 28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지난 25일 1박2일의 방북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미로노프 상원의장은 26일 러시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로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며 “이와 관련해 북측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최근 미북대화 움직임만큼 남북간의 물밑접촉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의 서울 방문 이후로 여러 차례 걸쳐 남북간 접촉이 있었으며 횟수가 적지 않았다”며 “접촉이 겨냥점이 정상회담이었기 때문에 이를 쉽게 보아 넘길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문제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배 논란과 관련 “현재로서는 특별히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며 “(북한으로부터) 신변안전 보장과 재발방지 약속이 이뤄진다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