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는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하며 지금도 노력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중국과 일본을 거쳐 이날 한국을 방문한 보즈워스 특사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접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장은 아니지만 북측과 접촉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북을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북측과 접촉을 계속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복잡한 질문”이라며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하든 미사일이라고 하든 발사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우리의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만 답했다.
또한 북한의 ‘한국 민항기 위협’ 발표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철회됐으면 좋겠다”며 “북한이 일련의 위협 발언을 중단한다면 모두가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6자회담 재개 일정과 관련 “언급하기 너무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일부터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를 방문한 뒤 마지막 순방지로 한국을 찾은 보즈워스 특사는 오는 10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방한 직후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서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과 만나 북핵 및 미사일 사태에 대해 논의했고, 저녁에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해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의 당국자 및 전문가들과 첫만남을 가졌다.
한편,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방한을 통해 한미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문제 등 대북정책에 대해 본격적인 의견조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특사는 9일부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상희 국방장관, 현인택 통일장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외교안보라인의 고위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다.
한미간 협의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의 구상을 큰 틀에서 조율하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이뤄지겠지만, 최근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 대한 대책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발사 뒤에 대처방안에 보다 비중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