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강석주 북핵 실타래 풀까

미국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이 서로 간판급 선수를 내세워 밀고 당기기를 시도하는 ‘본(本)게임’이 열리는 것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그 자체로서 상징성이 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북한 외무성의 실세가 공식 대좌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보즈워스 대표의 ‘신분’과 강 부상의 ‘위상’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의미있는 고위급 대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사실 13년만의 재회다. 1996년 3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이던 보즈워스 대표가 경수로 부지 실사차 방북했을 당시 강 부상의 초청으로 평양에서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두 사람 모두 협상수완과 경륜을 갖춘 노련한 외교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보즈워스 대표는 ‘소리없이 강한’ 협상가로 정평이 나있다. 겉으로는 무뚝뚝한 스타일이지만 일단 협상장에 들어가면 치밀하고 세련된 전략.전술을 구사하며 상대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는 수완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1995년 12월 KEDO 사무총장을 맡아 북한 허종 대표단장을 상대로 경수로 공급 협상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외교가가 보다 주목하는 인물은 북핵 외교의 ‘산 증인’으로 평가되는 강 부상이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으면서 미국의 협상전술도 꿰뚫고 있는 ‘거물급 협상가’로 통한다.


1차 핵위기 당시인 1994년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영변 핵시설 해체를 조건으로 경수로 2기와 상당양의 중유 지원을 이끌어낸 이른바 ‘제네바 합의’의 주역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협상의 묘를 발휘한다면 북.미 양국이 서로의 체면을 살리면서 실익도 거두는 극적인 타협을 이뤄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미간 넓은 ‘간극’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회의론도 상대적으로 커보인다.


두 사람이 앉을 테이블에 오를 주메뉴로는 ▲6자회담 복귀와 ▲평화협정 이슈가 꼽히지만 양측의 현행 스탠스를 감안하면 절충지대를 마련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에 앞서 평화협정 문제를 결론짓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북한이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평화협정은 북.미간의 의제가 아니라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포럼에서 다뤄져야 한다는게 한.미간에 조율된 입장이다.


여기에 두 사람 모두 최고 통치권자의 ‘훈령’에 따라 회담에 임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거론된다. 보즈워스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 설득’이라는 제한적 미션을 부여받았고 강 부상 역시 협상의 재량에 근본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현단계에서 북핵문제에 돌파구를 낼 수 있는 유력한 시나리오는 보즈워스 대표가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하는 경우라는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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