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부 “탈북 의심된다”며 재일교포 3세 가족 붙잡아 달러 요구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의 한 검문소에서 정차 중인 북한 차량. /사진=데일리NK

지난달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던 북송 재일교포 3세 가족이 무고하게 보위부에 붙잡히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위부는 이들 일가족의 움직임이 수상하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달러를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중순 재일동포 3세 가족이 소유하고 있던 차를 타고 다 같이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북청군 일대에서 보위부에 붙잡혀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송 재일교포의 후손으로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진모 씨(50대) 등 일가족은 함흥시 동흥산구역에 자리 잡고 살다가 최근 개인적인 일로 10년째 가지고 있던 자가용을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이들 가족은 북청군 일대를 지나던 중 보안성 초소에서 단속됐는데, 보안성이 ‘가족 전체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의심스럽다’며 북청군 보위부에 보고하면서 보위부에 불려가게 됐다고 한다.

보위부는 이들을 담장 안에 가둬놓은 뒤 ‘국경인 양강도로 가려고 한 것이 아니냐, 이는 틀림없는 월경 행로’라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억지를 부리며 협박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나 가장 진 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며 극구 부인하고 정확한 단서도 잡지 못하자, 보위부는 이들 소유의 자동차 증명서와 장거리 운행일지를 살피고 5월 정기 보안서 도장을 받지 않았다며 또 다른 구실을 잡아내 비판서와 조서를 쓰라고 강요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화가 난 가장 진 씨는 ‘차 운행에 대한 보안서의 법적인 규정을 어긴 죄를 달게 받겠다. 다만 보안서와 관련한 일이니 보안서의 법적 처벌을 받겠다’면서 보안서로 보내달라고 요구했으나, 보위부는 ‘법에 도전한다’며 되레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군 보위부는 이 가족에 대한 회유와 공갈이 먹혀들지 않자 그냥은 보내주지 못한다면서 돌아가려면 달러 3장(300달러)을 바치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는 최근 보위부가 6월까지 내야 하는 상반기 외화벌이 과제로 고심하고 있던 중에 돈 있는 사람을 쪼아서 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진 씨 일가족은 보위부의 취조가 끝난 현재 북청군의 한 여관에서 지내면서 친척들까지 동원해 300달러를 마련하려 백방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들이 타고 온 자동차는 회수 당해 지금 보위부 마당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300달러를 바쳐도 목적지는 가지 못하지만 함흥에 있는 본가로는 돌아갈 수 있게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