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산 물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시장에서 그 물건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한국 상품에 대한 단속으로 보위원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시장 곳곳을 돌아다녀 설 장마당 분위기가 썰렁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얼마전 한국산 물품에 대한 단속 나온 보위원에게 뇌물로 한국 상품을 준 주민이 보안서에 끌려간 일이 있었다”면서 “초기에는 설 준비를 하느라고 한국제품을 단속하는 줄 알았는데 그 주민이 보안서에 취조받게 되면서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한국산 샴푸, 초코파이 등은 단속반의 감시를 피해 판매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 어디에서도 한국산 물품들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만큼 단속이 강화되면서 상인들이 몸조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상인들이 보위부에 잡혀가면서 상인들 사이에서는 “보위부가 상인들이 서로 감시하도록 만들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소식통은 “시장 담당보안원들은 일부 시장관리소 관리원들을 통해 한국산 물품을 팔고 있는 장사꾼이 있는지 감시를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시장 관리소는 물론 담당보안원도 한국산 물품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매대 밑에 알판(CD)을 감춰놓고 팔던 때는 옛날 일이고, 지금은 샴푸나 초코파이도 감춰놓고 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산 물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 시장에서 팔리던 한국산 가전제품, 화장품, 샴퓨, 초코파이 등 뿐만 아니라 중고 옷들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어린이들의 생일 특별메뉴에 오를 정도로 사랑을 독차지했던 초코파이가 사라지면서 부모들과 어린이들이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시장뿐만 아니라 세관에서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단속이 강하다. 소식통은 “의류에서 (한국산) 상표를 전부 제거하고 중국산 물품 가운데 끼어 넣어 들여가기도 한다”면서 “한국산 물품 단속으로 사사여행자들은 물론 시장 장사꾼들도 ‘단속이 장기화되면 뭘로 돈벌이를 하고 먹고 살겠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사사여행자들과 장사꾼들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품들을 세심하게 검사하고, 또 식품에 한글이 써 있는 것도 무조건 단속 대상”이라며 “이전 같으면 세관으로 들여가는 상품 중에 한국산이 있어도 뇌물을 주면 통과됐는데 지금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부와의 불법통화자 체포와 한국산 물품 단속으로 새해부터 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면서 “그래도 단속에 걸리지 않으려고 상인들은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