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부, 느닷없이 고층 아파트에 시멘트 가림막 설치”

미래과학자 거리의 야경.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북한 당국이 일부 평양 고층 아파트 베란다 창문에 외부를 보지 못하게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당국이 노동당 청사나 조선(북한)의 중요한 기관들보다 높은 아파트들의 창문을 막았다”면서 “재작년부터 보위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와서 세멘트(시멘트)로 창살 형태를 만들어서 설치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고층 아파트에서 주요 기관들의 사진을 찍어 외부로 보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조치다. 또한, 노동당사를 비롯한 국가 주요 기관 건물을 내려다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2018.9.18.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주요 정권 기관은 3~5층 내외로 그다지 높지 않다. 이로 인해 주요 정권기관 건물보다 높은 모든 층의 창문을 차단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사진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을 수 있는 고층을 중심으로 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당사를 비롯한 북한의 주요 정권 기관이 평양시 중구역에 있어 이 지역의 아파트에 가림막이 설치됐을 것으로 보인다.

평양시 중구역
북한 권력기관이 모여 있는 평양시 중구역. 노동당사 주위로 아파트들이 눈에 띈다. / 사진=구글어스 캡처

북한은 외부 정보가 내부로 유입되는 것만큼이나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체제 유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요 정권 기관들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간첩행위라며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김일성종합대학에 유학 중이던 호주인 알렉스 시글리가 북한 당국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시글리가) 반공화국 언론매체들의 사촉(사주) 밑에 유학생 신분을 이용해 평양 시내의 구석구석을 싸다니면서 사탐의 방법으로 수집 분석한 자료와 사진들을 수차례에 걸쳐 넘겨준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멘트 창살이 들어선 아파트 가격이 폭락해 돈주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조량 감소, 조망권 침해, 흉물스러운 모습 등으로 아파트 자체에 대한 가치가 폭락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한 가구당 2만 달러는 받아야 하는 아파트가 이렇게 창문이 막힌 탓에 7천 달러에도 안 팔린다”며 “5~6채씩 사서 몇만 달러씩 투자한 돈주들이 하루아침에 폭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양의 한 돈주는 시멘트 창살이 설치된 아파트를 보고 ‘동굴 같은 곳에 누가 살겠냐’며 푸념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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