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보위성 소속 직원들이 실적과 돈벌이를 위해 ‘기획탈북’을 유도해 관련자들을 체포하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0일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1월 말경 탈북 브로커의 안내를 받아서 한국에 있는 남편을 찾아 국경을 넘으려던 가족이 경비대에 체포됐다”면서 “알고 보니 보위부가 브로커를 시켜서 탈북을 조장한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남편이 한국에서 보내준 돈으로 잘 살고 있는 50대 부인에게 찾아가 ‘남편이 한국에서 부르고 있으니 아무 탈없이 탈북시켜주겠다’고 회유해서 국경으로 유인해 체포한 사건”이라며 “보위원들에게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건 전말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보위원들은 탈북자 체포 실적을 올리면서 돈벌이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과거부터 기획탈북을 유도해 체포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또한 이러한 함정수사가 주민들의 탈북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보고 여전히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위부는 기획탈북을 유도하기 위해 브로커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한국에 있는 남편까지 설득해 중국돈 2만 위안(한화 약 326만 원)을 송금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여성은 20대 중반인 아들, 딸과 보위부 감옥에 들어와서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보위원들이 대놓고 이런 일을 벌이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고 말했다.
국경지역에 파견된 합동검열단의 활동도 보위부의 기획탈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 성과가 필요한 검열단의 입맛에도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김정은, 탈북 차단 위해 북중 국경에 합동검열단 급파”)
소식통은 “온성군 보위부에 이런(기획탈북 유도) 일로 잡혀들어간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주민들은 ‘보위원들이 평소에는 뒤를 봐주다고 돈을 받고, 이런 때는 잡아들여 돈을 번다’며 불만을 터뜨린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보위부가 기획탈북을 시켜 체포하는 수법은 매년 일어나고 있다. 국경통제가 심해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이 줄어드니까 보위부가 오히려 이런 일을 더 벌인다”면서 “보위부 감시나 회유를 겪지 않으려고 재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