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북단체들, 新대북정책에 “당혹”

한나라당 평화통일특위가 대선을 앞두고 이전보다 유연하고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표방한 ‘한반도 평화비전’을 내놓은 데 대해 보수성향의 북한관련 단체들은 “당혹” “실망”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대북 포용정책에 비판적 논조를 보인 학계 인사들은 “검증 필요” “시기상조” 등의 반응을 보이거나 대선전략 차원으로 이해를 표시하기도 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경찬 이사는 6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표 얻기에 급급해 대북정책을 섣불리 변경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대한민국 이념의 존립이 걸린 문제”라며 “정책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닌데 이를 혼동하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선언적 의미이기는 하겠지만, 종전선언의 수용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부분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자국민 구출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일본의 대북정책과 비교할 때 한나라당의 신 대북정책은 납북자 등 전쟁이 남긴 미해결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탈북자 단체들도 “선거를 앞두고 내놨겠지만 어떻게 한 순간에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인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탈북자동지회의 이해영 사무국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든, 안 하든 이전 정부와 현 정부가 ‘퍼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내놓은 정책이라고 믿기 어려우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인데 그렇게 할지도 의문”이라고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북한이 협박한다고 해서 한나라당까지 끌려가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끌려가기 때문에 북한이 계속 협박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앞서 5일 탈북자 단체 20개로 구성된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황장엽)도 논평을 내고 “햇볕정책은 김정일의 핵무기를 만들어냈고, 햇볕이 말하는 평화는 사기라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그것을 답습한다는 것은 위선”이라며 “표에 눈이 멀어 남북한 인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퍼주기를 같이 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007 북한인권백서’를 발표했던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윤여상 소장은 “한나라당도 시대적 상황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대북정책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을 표방한 것이며, 이런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조금 시기상조인 면이 있다”며 “종전선언 등을 비롯해 몇가지 부분은 호흡조절을 해야 하며 외부 논의와 검증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일연구원의 김영윤 선임연구위원은 “한나라당의 신 대북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며 “향후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북한 핵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앞으로 돌뿌리도 있고 바윗돌도 있을텐데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며 “북측이 남측을 미더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신 대북정책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평화체제 구축이나 종전선언 등은 너무 많이 나아갔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대선 후보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고, 검증과정을 거칠 수도 있는 만큼 한반도 평화비전을 당면한 정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남 교수는 “한 방향이었던 한나라당 대북정책의 변화에 보수단체들이 반발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집토끼 뿐만 아니라 산토끼도 잡아 외형을 넓히자는 중도.실용주의를 겨냥한 정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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