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통일부 존치 목소리 `눈길’

통일부 개편 논의와 관련,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에 대체로 비판적이었던 보수 진영 일각에서 ‘통일부를 살리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지난 1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통일부를 외교부로 흡수통합시키는 등 내용을 담은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그간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돼온 ‘통일부 존치 주장’이 일부 보수 진영에까지 확산된 양상이다.

첫 테이프는 지난 달 29일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끊었다는 평가다.

자타가 공인하는 ‘원조보수’로 최근 수년간 국회 상임위 회의장에서 통일장관과 수시로 날선 공방을 벌였던 김 의원은 지난 달 29일 통일부를 존속시키는 것이 옳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1일에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선진화국민회의 주도로 이 단체와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는 서경석 목사,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등 각계인사 80여명이 ‘통일부는 독립.존치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이 내세우는 ‘존치론’의 골자는 한마디로 ‘그간 통일부가 제대로 못했지만 그렇다고 조직을 없애는 것은 올바른 대안이 아니다’는 것이다.

성명은 “그동안 한국이 북에 끌려 다니고 핵개발을 못 막고 변변한 항의 조차 하지 못한 데 대해 통일부는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면서 “이번에 통일부가 외교통상부와 합쳐지게 된 방안도 통일부의 자업자득인 점이 크다”면서 통일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그러나 성명은 “통일부가 외교통상부로 들어가면 우리의 대북 전략이 우방과의 외교관계에 종속될 위험이 있다”면서 두 부서의 통합을 반대했다.

성명은 또 “외교통상부와 대등한 목소리를 내는 대북전략 총괄부서가 있어야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를 주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면서 “향후 있을 수 있는 모든 급변 상황에 대한 대책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통일부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성명은 통일부의 기능 일부를 각 부처로 분리하는 방안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면서도 통일정책 수립, 통일관련 대 국민 교육, 북한 급변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 강구 등은 통일부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명 발표의 취지와 관련, 선진화국민회의의 박경만 정책실장은 “통일부 존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친북세력의 주장에 의해 존속되는 모양새가 되는 것 보다는 우파 성향 인사들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향후 통일부가 바르게 나갈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이들 보수층의 움직임에 대해 “통일부 존폐 문제가 정파적인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반가워했다./연합